의정부 호원2동 지역사회보장協... 복지사각 발굴 ‘가나다 캠페인’ 안양 한림대성심병원 김장 나눔 인천서는 가천대 길병원 8년째 섬 마을 의료 봉사… 곳곳 ‘온정’
따뜻한 기운이라는 뜻을 가진 온기(溫氣)는 형체는 없지만, 우리 삶 곳곳에서 따스함을 간직한 채 사회 전반을 지탱하는 힘이 된다. 기쁘고 벅찬 일에 축하로 전한 온기는 행복으로 이어지고, 슬프고 힘든 일에 위로와 사랑으로 전한 온기는 어느새 삶의 희망이라는 커다란 따뜻함이 돼 돌아온다. 세상 어딘가가 삭막해지면 어김없이 나타나는 온기는 나눔을 타고 배가 돼 또다시 세상을 밝힌다. 올 한해 경인지역에도 자신이 가진 온기를 온 몸으로 전하며 이웃들에게 따스함을 선사한 이들이 있다. 그들의 온기는 마음을 잇는 주춧돌이 돼 세상을 채우며 더 큰 나눔의 결과를 낳았다. 경기일보는 12월 이슈M을 통해 올 한 해 따뜻한 사랑의 온기를 전한 경인지역 단체와 기업, 지자체를 조명했다. 이들의 온기가 연말연시 누군가에게 더 큰 온기로 전달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그들의 이야기를 공유한다. 편집자주
유례없는 악재들이 사회를 위협한 한 해였다. 3년간 이어진 코로나19는 사회를 단절시켰고, 경제는 역대급 위기 속에 빠졌다. 그러나 여전히 변함없이 사회를 지탱한 건 경인지역 곳곳에서 어려운 이웃을 향해 망설임 없이 손을 뻗은 이들이었다.
옆집에 누가 사는지조차 알기 어렵다는 요즘 가까운 이웃부터 관심으로 챙긴 이들이 있다. 의정부시 호원2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다. ‘가까운 이웃을 나부터 살피며 다 함께 찾자’는 의미를 담아 ‘가나다 캠페인’을 추진한 이들은 서로가 서로의 도우미가 돼 복지 사각지대를 지워나갔다. 내 옆집에 배고픈 이가 살진 않을까, 홀로 사는 어르신들이 명절이면 외로워하지 않을까 하는 따뜻한 마음이 출발이었다. 그렇게 지역 취약계층에게 식사를 대접하고 독거노인들에게 명절 건강식품을 전달하며 새로운 가족이 돼 줬다.
인천 중구 지역사회보장협의체는 ‘우리동네 돌봄대장’을 꾸려 매월 위기가구를 발굴하고 있다. 이들은 갑작스런 위기로 생계유지 등이 곤란한 주민에게 최대 100만원의 지원을 하고 있다. 또 행정복지센터와의 연계를 돕고 안부확인 등도 하고 있다.
안양에서 활동하는 한림대성심병원의 한림느린소사회봉사단은 의료인으로서의 사명에 더해 지역사랑을 실천하자는 마음으로 모인 단체다. 이들은 해마다 취약계층이 있는 곳이라면 망설임 없이 나눔의 걸음을 걸었다. 지난달에는 소외계층 620가구를 위해 김장 2천포기를 전달했고, 연탄은행이 비어가고 있다는 말에 오는 19일에는 연탄 2천장을 소외된 이웃에게 나누며 올 겨울을 버틸 온기를 전하기로 했다.
인천에서는 가천대길병원이 의료인프라가 부족한 도서지역 이웃들을 위해 손을 맞잡았다. 2015년부터 8년째 ‘1섬 1주치병원’을 주제로 섬에 찾아가 봉사의 손길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의 방문은 평소 병원에 가기 어려운 도서지역 주민들에게 따뜻한 위로가 됐다. 임시진료소를 통한 상담부터 침술까지 주민들은 단순히 몸뿐 아니라 마음까지 치유받는 시간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임춘선 승봉도 노인회 총무(70)는 “섬이라 병원에 자주 다닐 수 없어 참는 주민들이 많다”며 “한의원에 온 것처럼 침도 놔줘 주민들이 ‘천사들이 왔다’고 말할 정도”라고 말했다.
석재은 한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사회가 다변화되면서 시민사회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해지고 있다”며 “시민사회는 사회의 책임 주체로서 어렵고 힘든 일을 함께 헤쳐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이러한 관심과 책임 의식이 봉사로 이어져 성숙한 시민사회 영역을 만들어 가는 것이 시대적 과제 중 하나”라며 “단순히 도움을 받는 것에 그치지 않고 다른 이에게 도움을 주는 봉사를 통해 ‘선순환 사회’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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