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 있는 아침] 구두 한 짝

도로에 외톨이로 나 뒹구는 생의 발

널브러진 자동차 파편 번져버린 핏자국

좌초된 배 한 척 그만 뒤축이 다 닳았네

 

가장의 힘겨운 항해 무수히 흔들리다가

파도와 맛설 때도 만선을 또 보챘으리

먼 바다 등대 불빛에 외로움만 환해지고

 

술잔에 시름 풀다 늦어진 귀갓길에

낯선 길 더듬듯 비틀대는 별빛 하나

고단한 노 저어오던 그 배 한 척 멎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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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순분 시인

한국시학상,

윤동주문학상,

가람시조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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