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호 경인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장
가끔 아내와 함께 집 근처 대형마트를 들러본다. 지하에서부터 시작된 나의 쇼핑 루트는 식료품 코너와 푸드코트에서 늘 지체하게 된다. 위생, 안전, 소비기한 등의 단어들이 머릿속에서 맴돌고 눈과 손은 이미 진열된 식품에 가 있는 나를 보게 된다. 공직 27년의 직업의식(병)이 이런 것인가. 나도 모르게 웃음 짓는다.
누구나 알고 있을 테지만 백화점, 마트, 재래시장 등에서 가장 넓은 자리를 차지하는 것은 조리식품, 과자, 음료, 주류 및 건강기능식품 등 식품 매장일 것이다. 이들 제품은 올바른 소비기한은 물론 안전성을 확보해야 하고 영양 및 안전 정보 등 각종 표시 사항을 제공해 소비자의 알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현재 필자는 경인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이곳은 1996년 신설 이후 현재까지 관내 해썹(HACCP) 평가, 우수건강기능식품제조기준(GMP) 관리, 식중독 예방 활동 및 업체 지도 점검 등으로 국민 생활에 밀접한 식품·의약품 등의 안전 관리에 노력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식품 소비 트렌드와 경인지역의 지리적 특성을 고려한 안전 관리 및 사전 예방 활동 등에 집중해 관내 먹거리 안전에 최선을 다할 예정이다.
첫째, 식품 소비 동향 및 환경 변화를 반영한 중점 관리 대상을 정하고 선제적 안전 관리를 추진할 계획이다. 코로나19 이후 우리나라 식품 소비문화는 크게 바뀌었다. 비대면 주문 문화가 일상화되고 무인 자동화시스템이 많이 보급되고 있다. 아울러 건강기능식품, 의료용도식품 등의 매출이 증가하고 있고 밀키트 등 가정간편식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경인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은 소비가 늘어나는 가정간편식, 비건식품 및 디저트류 등에 대한 수거·검사와 무인판매점, 다소비 식품 제조업체, 인기 배달음식 조리업체 등에 대한 특별점검 등을 강화하는 등 국민이 안심하고 소비할 수 있는 환경조성에 주력하고자 한다.
둘째, 경인지역의 지리적 특성을 고려한 식중독 예방 활동 등을 확대할 계획이다. 1일 평균 20만여명에 달하는 인천공항이 관내에 있다. 설 연휴에도 항공권 예약이 전년 대비 29% 증가한 것으로 발표되고 있어 공항 이용자들의 식품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입점 식품접객업소 등의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우리 청은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협업해 입점 업소에는 위생 진단 및 교육의 현장 지원을, 공항 이용자 대상으로는 식중독 예방 홍보 캠페인 등의 활동을 강화할 계획이다.
셋째, 우리 청은 식중독 사고 등 식품 안전 이슈에 신속히 대응하고 부정·불량식품 등에 대한 감시를 철저히 하는 등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위한 본연의 업무에 적극 임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투명하고 정확한 행정 서비스와 소통을 위해 각종 정책 설명회 및 간담회를 개최하고 관련 업계 종사자를 대상으로 하는 교육 등으로 식품 위생 및 안전 의식을 고취할 예정이다.
2024년 한 해 동안 우리 청 식품 안전 행정에 대한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란다.
● 외부 필진의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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