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다 버린 양심 ‘수북’... 쓰레기 불법 투기장 된 수원역 로데오거리 [현장, 그곳&]

‘무단투기 금지’ 표지판·과태료 무색
보행 불편·화재 등 안전 사고 우려
區 “단속 카메라 설치·물청소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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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수원역 로데오거리 인도가 불법투기된 쓰레기들로 가득하다. 오민주기자

 

“매일 음식물 쓰레기와 뒤섞인 오물들이 수원역 로데오 거리를 뒤덮습니다.”

 

5일 오후 6시께 수원역 로데오거리. NH농협은행 인근 인도 위에 수십 개의 쓰레기봉투가 한가득 쌓여있어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버려진 박스와 이불, 가구와 쓰레기가 뒤엉켜 있었고 음식물 쓰레기 봉투에서 나온 잔여물로 인해 악취가 심하게 풍겨왔다. 시민들은 쓰레기를 피하기 위해 차도를 이용하면서 지나가는 차량과 마주칠뻔한 아찔한 상황도 포착됐다.

 

인근 상가에서 나온 시민들은 전봇대에 붙어 있는 ‘쓰레기 무단투기 절대 금지’라는 표지판이 무색하게도 쓰레기를 가득 담은 봉투를 계속해서 가져다 놓았다. 심지어 인도 위에 설치된 배전함 주변도 쓰레기로 뒤덮여 화재 등 안전사고도 우려됐다.

 

인근 주민 최종금씨(53)는 “불법 투기된 쓰레기 악취로 인해 몇 년째 고통을 받고 있다”면서 “주말에는 쓰레기를 가져가지도 않는데, 매번 몰래 가져다 놓는 불법투기자들 때문에 인도를 지나갈 수가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시에 민원을 여러 번 제기했지만, 보여주기식 순찰뿐”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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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수원역 로데오거리 인도가 불법투기된 쓰레기들로 가득하다. 오민주기자

 

수원역 로데오 거리가 각종 오물 및 쓰레기 불법투기가 끊이지 않으며 몸살을 앓고 있다,

 

이날 수원특례시 등에 따르면 쓰레기 배출은 평일 저녁 8시부터 새벽 5시까지 종량제봉투에 담아 배출해야 한다. 주말에는 배출이 불가능하다.

 

폐기물관리법에 따라 쓰레기를 올바른 방법으로 배출하지 않고 무단투기하는 경우 최대 1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하지만 수원역 로데오 거리에 쓰레기 불법 투기가 만연하고 있음에도 관리주체인 지자체는 단속이나 대책 마련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김현정 경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수원역 로데오 거리는 주거지역이 아닌 상업지역이기 때문에 지자체의 관리·감독이 중요하다”며 “특히 외국인들이 많이 이용하는 거리인 만큼 외국어가 기재된 안내판을 만들고 외국인이 운영하는 음식점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하는 등 대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에 대해 팔달구청 관계자는 “상습 투기지역에 단속 요원이 수시로 현장을 돌아다니며 단속하고 있지만 역부족인 상황”이라며 “수원역 로데오거리에 지속해서 민원이 발생하고 있는 만큼 무단투기 단속 폐쇄회로(CC)TV를 설치하고, 도로 오염이 심한 곳에는 주 1회 물청소를 시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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