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봉선 경기도장애인복지회장
현대 교육이 사람들에게 읽기, 쓰기, 역사, 수학 등 세상 모든 지식을 가르쳤지만 정작 중요한 인간다운 사람이 되는 기술을 가르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든다. 과거 어릴 때 지리책에서 대한민국은 사람은 많고 자원이 없어 지독하게 가난한 나라라고 배웠다. 그랬던 대한민국이 선진국 대열에 올랐다. 성실하게 일하고 노력하는 사람의 자원 덕분이었다. 사람이 기술을 익히고 제품을 만들어 경제를 일으켰다. 이제 그 기술은 품성을 중요시하는 문화인력으로 확대되고 있다. 품성이 무너진 상태에서는 아름답고 감수성이 풍부한 인간다운 사람이 되는 기술자원을 가질 수 없다.
우리 사회는 편하면 많은 것을 이해하고 용서하는 정서가 있다. 그래서일까 사회 지도층에 있는 정치인, 예능인, 문화인까지도 상대방의 속을 뒤집어 놓을 만한 언행으로 품성을 무너뜨리고 있다. 물론 여기에는 사회적인 정서도 한몫한다. 그렇다 하더라도 이제는 오랜 인고의 과정을 통해 형성된 인류의 자산인 인간다움의 가치를 뒤돌아봐야 한다. 인간다움은 나를 둘러싼 사람들을 평가할 때 가장 많이 쓰이는 표현이다. “저 사람은 인간다워”, “저 사람은 인간도 아냐” 등. 그렇다면 무엇이 인간다운 것일까? 대답은 쉽지 않다. ‘인간도 아니야’라고 말하면 자연스럽게 짐승이라는 표현으로 이어질 것이다. 그리고 인간답기 위해서는 인간을 짐승으로부터 구분시켜 주는 인간다움을 인정하는 품성을 가져야 한다. 그렇게 되려면 훌륭한 사람이 되는 기술을 배우고 연마해야 한다. 장애인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장애인복지법 제1장 총칙 제1조(목적)에 장애인의 인간다운 삶과 권리 보장을 위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등은 사업을 정해 대책을 종합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내용이 있다. 그러나 인간다움은 준다고 해서 받을 수도 없고, 갖고 싶다고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어머니가 자식의 울음이나 아픔에 반응해 자식을 돌보고 생존을 지켜줄 수 있는 사랑하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
즉, 타인의 고통이 나의 고통으로 느껴졌을 때의 공감 능력이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게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인간다움은 그 사람이 얼마나 많은 사람을 사랑하는지에 달려 있다. 인간다운 사람이 되는 것은 우리에게 허락된 최고의 경지다. 우리는 누구나 인간다운 사람이 되는 데 필요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으며,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감수성이 풍부한 훌륭한 사람이 돼야 많은 사람을 사랑할 수 있다. 그러므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등은 훌륭한 사람이 되는 기술을 배우고 연마하는 데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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