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 13일 경기도청에서는 ‘인공지능(AI), 기회와 도전’을 주제로 정책포럼이 열렸다. 인공지능이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과 한계에 대해 알아보고 행정이 인공지능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생각해 보는 기회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이러한 행사는 최근 인공지능에 대한 세간의 높은 관심을 반영한다.
인공지능은 과거부터 꾸준히 발전해 왔지만 챗GPT를 중심으로 하는 생성형 인공지능이 주목받으면서 우리 삶에 더욱 깊숙이 자리 잡게 됐다고 평가할 수 있다. 생성형 인공지능은 자연어 이해와 생성에 특화돼 마치 사람과 대화하는 것처럼 정보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이목을 집중시켰다. 자연스럽게 사회 전 영역에서 인공지능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에 관한 논의가 활성화됐다.
공공영역에서도 이러한 현실을 반영하듯 지난해 5월8일 행정안전부가 공무원을 위한 ‘챗GPT 활용방법 및 주의사항 안내서’를 배포했다. 이 안내서는 챗GPT를 공공에서 활용할 수 있는 분야로 ▲정보탐색능력 활용 ▲언어능력 활용 ▲컴퓨터 능력 활용 등 세 가지를 제시했고 구체적인 질문을 예시로 들면서 일곱 가지 세부적인 활용 방법을 소개했다. 안내서는 챗GPT가 갖는 문제점(한계)과 활용 시 주의사항을 언급하고는 있지만 기본 골자는 인공지능 기술을 공공 부문에서 활용해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려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생성형 인공지능이 제공하는 정보를 어디까지 신뢰할 수 있는지, 그리고 그러한 정보로 인해 개인의 권리 또는 이익이 침해되거나 손해가 발생했을 때의 책임 소재를 어떻게 할 것인지 등의 문제는 아직 명확하게 정리되지 않았다. 이러한 문제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공공 부문에서 효율성 향상에 초점을 맞춰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것에 대해 지나치게 낙관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인공지능을 행정에 활용하는 또 다른 예로 고립된 사회적 약자에 대한 위기 상황 관리 및 상담을 들 수 있다. 경기도에서는 최근 인공지능 노인말벗 서비스를 확대한다고 밝혔다. 인공지능 노인말벗 서비스는 생성형 인공지능을 복지정책에 접목한 사업으로 인공지능 상담원이 휴대전화를 통해 상대방의 안부를 확인한 후 위기 징후가 감지되면 전화 상담 또는 전문 상담으로 연계하는 서비스다. 현재는 인공지능이 짧은 안부 확인용으로 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보이나 이러한 서비스는 향후 위기 상황에 있는 아동, 청소년, 노인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상담 서비스로도 확대될 수 있을 것이다. 생성형 인공지능과의 대화는 완벽하지는 않지만 적어도 때로는 ‘인간을 대체할 만한’ 조건들을 갖췄다는 점에서 ‘사람이 아니지만, 사람처럼 대화하는’ 인공지능과의 대화를 통해 일종의 심리적 치유를 경험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측면이 존재한다. 그러나 인공지능이 아닌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 인공지능과의 대화를 통해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는 점에서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인간은 인공지능과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관계를 맺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는 당연하게도 인공지능은 인간이 아니며 인간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을 명확히 인지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인공지능의 놀라운 발전에 종종 현혹되더라도 눈을 돌려 인간과 인간성(人間性)을 깊이, 애정 어린 눈으로 바라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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