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균 전 대한적십자사 서부적십자혈액원장
정보화 시대에 인터넷 기사가 위용을 떨친다고 하지만 신문에서 기록성 및 역사성이 간과된다면 신문의 사명 의식인 당위성을 잃게 될 것이다. 신문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신문 읽는 오늘, 더 지혜로운 내일’. 한국신문협회와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한국기자협회가 주최한 제68회 ‘신문의 날’(4월7일) 표어 공모 수상작이다. ‘신문의 날’ 축하와 신문인 노고에 감사드린다.
미래학자인 제롬 글렌 세계미래연구기구협의회장은 “신문에는 인터넷에 없는 것이 있다. ‘품질관리’다. 인터넷엔 오염된 정보가 가득 하지만 신문은 무엇이 중요하고 객관적이며 정확한 보도인지 판단하는 데 자부심이 있다. 신뢰받는 신문은 변화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요즘 정보기술(IT)과 전파 미디어에 의한 정보 취득의 다양화로 종이신문이 대중으로부터 멀어지는 경향에 있다.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의 저자 니컬러스 카는 인터넷은 의도적으로 사람의 인내심과 집중력을 흩뜨려 놓으며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켤 때마다 쌍방향성, 검색 기능 등 방해기술에 빠져들게 한다고 한다.
우리를 둘러싼 환경 변화는 종이 시대에서 화면 시대로 이어지면서 ‘인터넷’, ‘스마트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챗GPT대화형 인공지능서비스’, ‘숏품 1분 이하의 짧은 영상’ 등 다양한 방식을 통해 자기 생각을 소통한다. 하지만 장문으로 자기 생각을 전달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신문읽기를 통해 갈라진 사고력이 바로 쓰기와 상호 연결될 수 있다. 신문은 밑줄을 그을 수 있고 마음에 드는 기사를 오려 모아둘 수도 있다. 논술과 자기소서 쓰기에 신문은 통찰력과 창의성을 불어넣는다. 나는 ‘경기일보’ 종이신문에 묻어 있는 잉크냄새와 지면을 넘기는 ‘바스락’ 소리에 취해 세상을 읽고 있다.
종교개혁자 요한 칼빈은 “한 손에 성경 한 손에 신문”이라고 설파했다. 신앙인일수록 현실을 많이 알아야 믿음 생활에 균형을 맞출 수 있다는 뜻이다. 기자는 매일매일 지면에 새로운 옷을 갈아 입히기 위해 노력한다. 거기에 독자 목소리가 담긴 신문은 세상에 가장 큰 책과 학교다. “한번 읽어봤더니 못 끊겠어요!” 독자가 이렇게 말하게 하라. 그러기 위해 손으로 옮겨 쓰는 기사가 아니라 발로 뛰고 손으로 쓰는 신문을 독자는 원한다.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 생성형 인공지능(AI)의 허위정보 대량생산 우려에 언론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 인터넷 검색만 해도 넘쳐 나는 뉴스. 하지만 그 모든 뉴스의 시작은 신문에 있다. 신문 읽는 습관이 대중으로부터 사랑을 받았으면 한다.
신문의 날을 앞두고 세상을 바꾸는 신문 속으로 한걸음 더 미래로! 세계로! ‘경기일보’의 역할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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