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 있는 아침] 할미꽃

정형외과에 가면 침대마다

할미꽃들이 누워 있다

 

아이구 허리야, 아이구 허리야

한 세상 짊어지고 살아온 등뼈가

마디마디 쑤시고 아프구나

 

그 곱던 봄날은 다 어디로 갔나

그 어여쁘던 눈웃음은 누가 가져갔나

 

할미꽃들이 할미꽃들을 붙잡고

서로의 가슴을 쓸어주는 정형외과

 

아, 봄날은 슬퍼라

봄이 와서 더더욱 슬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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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수천 시인•아동문학가

한국아동문학상, 방정환문학상 수상.

1976년 동시로 조선일보 신춘문예 당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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