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호 경인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장
여름 휴가철 가족과 함께 캠핑을 떠날 때 가장 큰 즐거움 중의 하나는 먹는 재미가 아닐까 싶다. 자연을 벗 삼아 바비큐 그릴 위에 놓인 고기 한 점을 입에 물고 시원한 맥주 한 잔을 마시면 ‘행복은 참 가까이에 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캠핑뿐 아니라 집에서도 일상적으로 즐기는 소고기, 돼지고기, 생선 등은 우리 식단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2022년 우리나라 연간 1인당 육류 소비량은 약 59.8㎏, 수산물은 68.4㎏으로 2010년 대비 각각 150%, 133% 늘어나는 등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이와 더불어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등 국가 간의 교역 확대로 수입 축산·수산물의 비중도 매년 커지고 있다. 그러나 현대사회에서는 다양한 화학물질과 농약이 사용되고 있어 이에 대한 철저한 관리가 필요한 실정이다. 2017년 유럽 및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살충제 달걀 사태에서 보듯 식품 속 잔류 물질의 안전성을 보장하는 제도가 반드시 필요하다.
축산·수산물에 대해 미허가 동물약품 등의 오남용을 막고 안전성을 강화하기 위해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는 올해 1월1일부터 ‘축수산물 잔류 허용 물질 목록 관리 제도(PLS)’를 시행하고 있다. 기존의 잔류 물질 관리는 등록∙허가된 잔류 물질에 대해서만 관리 기준을 적용했지만 PLS는 잔류 허용 기준이 정해지지 않은 잔류 물질에 대해서도 불검출 수준(0.01㎎ 이하)으로 관리하는 제도다. 이로써 특정 잔류 물질을 관리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국내 미등록 상태이거나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은 잔류 물질까지 아우르는 철저한 관리가 가능해진다.
PLS는 2006년 일본에서 시작돼 유럽 등 선진국에서 시행되고 있는 제도로 우리나라는 농산물 PLS를 2019년 시행했고 올해 축산·수산물까지 확대했다. 우선 국내 다소비 축산물인 소, 돼지, 닭, 우유, 달걀과 수산물 중 어류에 적용하며 향후 다른 축산·수산물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PLS 시행은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은 농약, 동물용 의약품이 사용된 축산·수산물의 수입을 차단하고 잔류 물질 오남용을 방지해 국민이 더욱 안전한 축산·수산물을 섭취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또 안전한 축산·수산물의 생산·유통으로 국내 축산·수산물의 소비가 증가하고 수출 경쟁력이 향상돼 우리나라 축산·수산업계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생각한다. 경인지방식약청은 앞으로도 축산·수산물에 대한 검사와 관리 감독을 철저히 실시해 우리가 매일 소비하는 축산·수산물이 안전하게 관리되도록 할 것이다. 우리의 건강과 안전을 위한 PLS 제도가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을 국민 여러분께 약속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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