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경제] 홍익인간 수칙

강정모 경희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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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익인간은 ‘널리 인간 세상에 도(道)를 넘치게 해 널리 골고루 인간을 이롭게 하는 것’으로 국가권력이나 통치행위의 최종 가치가 인간의 행복이다. 그 수칙은 다음과 같이 도출할 수 있다.

 

①정명인민(定命人民: 필비능치·必備能治, 유비무환·有備無患에 철저하며 잘 다스려 백성의 목숨을 안전하게 보살핌)은 국방과 백성의 안전 보장과 삶의 질을 높이는 체제다. 나라가 없으면 백성은 보호 주체가 없는 유랑민이 된다. 이는 국가와 백성의 안전 보장과 정치·사회적 안정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공권력의 신속 정확한 행사를 요구한다.

 

②지속적인 인적자본의 축적이다. 인적자본의 경제적 정의는 기회를 인식하고 포착하며 성취하는 능력이다. 즉, 정보를 획득하고 소화하는 능력 및 어떤 경제적 목표를 성취하는 사람의 역량으로 전인교육이 요구된다.

 

③기업가(起業家)정신은 이윤 창출 기회의 발견과 개척을 통해 경제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으로 혁신·창조·생산적이 되는 학습 과정이다. 기업가는 혁신을 통해 부를 창조하는 방법을 배우기 때문에 늘 학습하고 도전하는 과정에 있다. 아무도 누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 무엇을 발견·발명할 것인가를 모르므로 시장에서 모두가 최상의 역량으로 기업가정신을 발휘해 각자의 발상을 시도하면 누군가의 혁신 성공을 모방해 자유경쟁 시장체제의 진정한 이점이 돼 시장에서 기업 혁신과 경제발전이 더 빠르고 활발해진다.

 

④친소무별(親疎無別·더불어 살고 사귐에 친하고 멀리하는 구별이 없음)은 공동운명체정신을 바탕으로 연고주의나 소선(小善)에 끌리지 않고 대선(大善)을 행하는 것이다.

 

⑤상하무등(上下無等·지위가 높고 낮음에 차별이 없음)과 남녀평권(男女平權·남녀의 권리가 평등함)이다. 전자는 상하관계를 지시·명령 복종 관계가 아니라 유기적 분업 관계로 인식한다. 후자는 남녀의 특성과 권리를 상호 존중해 기계적 평등이 아니라 가지런할 제(齊)처럼 남녀 특성에 맞게 대우하는 것이다.

 

⑥노소분역(老少分役)은 노인과 젊은이의 소임과 역할을 분담해 자질과 역량에 따라 분업하는 것이다. 소년은 개인의 소질과 능력을 찾아내 훌륭한 인재가 돼 창의력을 발휘해 각자의 소중한 꿈을 이루고 노인은 한계생산물이 영인 무용지물이 아니라 경험의 보고이자 지혜의 샘이며 사회의 큰 자산이다. 지름길을 아는 원로와 패기 넘치는 청장년층의 조화와 협동은 국력 극대화의 주요 변수다.

 

⑦수무법규호령 자성화락순리(雖無法規號令 自成和樂循理)는 비록 법령은 없으나 백성 스스로 화평과 안락을 누리며 도리에 따르는 것으로 승자독식, 약육강식, 무한경쟁은 홍익인간에 배치된다.

 

⑧거기병이해기원 부기경이제기약 일무감차불이자(去其病而解其寃 扶其傾而濟其弱 一無憾且怫怫異者·병을 제거하고 원한을 풀어주며, 다친 자를 돕고 기우는 사람과 약자를 구제하니, 원한을 품거나 도리에 어긋나는 일을 저지르는 자가 한 사람도 없음)는 선정의 목표이자 결과이며 현대 복지행정의 귀감이라 하겠다.

 

⑨선공후사(先公後私)해 이익을 보면 의를 생각하도록(견리사의·見利思義) 위부터 수범을 보이게 해 견리망의(見利忘義·이로움을 보자 의로움을 잊음), 빙공영사(憑公營私·공사를 빙자해 사리를 도모함)가 없는 풍토를 조성한다.

 

⑩대동귀일(大同歸一)은 모두가 대동단결해 백성이 한마음 한뜻이 되게 하며 불언화행(不言化行)은 법과 명령이 없어도 스스로 교화(敎化)되도록 대동사상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이를 위한 환국오훈(桓國五訓)은 성신불위(誠信不僞·정성과 믿음으로 거짓이 없도록 함), 경근불태(敬謹不怠·공경 근면해 게으르지 않도록 함), 효순불위(孝順不違·효도하고 순종해 거역하지 않음), 염의불음(廉義不淫·청렴하고 의를 지켜 음란하지 않음). 겸화불투(謙和不鬪·겸양하고 화평해 다툼이 없음)다.

 

홍익인간 수칙은 국가와 국민의 안정 보장과 인적자본 축적으로 능력에 따른 분업과 대우를 강조해 계층 간의 이해 상충으로 인한 사회적 마찰로 야기된 부적합한 정책이나 정치적 불안을 제거하려는 국민 통합과 맥을 같이하므로 이의 실천은 일류 선진국으로 가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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