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 있는 아침] 가을 앓이

가을이 오면 그대와 함께

해 저문 강변 뚝

억새 풀 서걱이는 소리 듣고 싶습니다

 

가을이 오면

뭉게구름 물구나무서는

맑은 호숫가를 거닐고 싶습니다

 

가을이 오면

새초롬한 보름달과 그리움의 긴 그림자

동행하는 길을 걷고 싶습니다

 

가을이 오면

귀뚜라미 청량한 울음에

목젖까지 아픈 밤이고 싶습니다

 

가을이 오면

텅 빈 들판 홀로 선 허수 아버지

빈 가슴에 부는 갈바람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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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육 시인

한국문인협회 수원지부 회원

2022 수원문학 시 부문 신인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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