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 있는 아침] 뿌리

가도 가도 끝없이 펼쳐지는 옥수수밭

통화에서 송강하 가는 서간도 길

자신의 이력을 말하는

백두산 가이드 주 씨

눈 한번 껌뻑일 때마다

하나의

세상이 열렸다 닫힌다

화교라는 그는

북한에서 태어나 대학까지 다녔단다

군인이 자신의 길이라고 생각하고

군에 입대하겠다고 했더니

-너는 화교잖아, 안 돼

화교이니 중국에서는 받아주겠지

중국으로 가 군에 입대하겠다고 했더니

-너는 북한에서 태어나고 자랐잖아

이번에도 안 된다고 했단다

희미해진 꿈이 이따금 나타나

-너는 누구지

묻는단다

그의 눈이 물빛으로 물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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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실 시인

2016년 ‘한국시학’으로 등단

제3회 DMZ문학상 운문 장원

제4회 문경새재문학상 대상

제14회 대한민국 독도대전 특별상 수상

한국경기시인협회 회원

수원문학아카데미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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