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울음소리 끊긴 인천 원도심…“기울어진 운동장 바로잡아야” [집중취재]

청라·루원시티·검단 등 신도시 몰려있는 서구 가장 많은 ‘출생아’… 전체의 24%
연수구 5.9명·중구 5.7명 출생률 뒤이어... 반면 동구 3.4명·옹진 3.2명·강화 2.7명
초등생 신도심 늘고 원도심은 감소 심화

인천의 신도심을 중심으로 출생아 및 학령인구가 몰려 학급 과밀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음.) 이미지투데이
인천의 신도심을 중심으로 출생아 및 학령인구가 몰려 학급 과밀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음.) 이미지투데이

 

인천지역 신도심과 원도심 간의 출생률 및 인구 편차가 극심해지면서 신도심으로 출생아와 학령인구 쏠림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 다만, 이를 수용할 교육시설 등은 턱 없이 부족, 결국 학급 과밀화까지 발생하고 있어 대책이 시급하다.

 

13일 인천시에 따르면 청라국제도시와 루원시티, 검단 등의 신도시가 있는 서구에서 가장 많은 출생아가 태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22년 태어난 인천의 전체 출생아 1만4천464명 중 서구에서만 3천496명(24%)에 이른다.

 

특히 인천지역 군·구별 인구 1천명 당 출생아 수(조출생률)를 보면 서구가 6.1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송도국제도시가 있는 연수구가 5.9명, 영종국제도시가 들어선 중구가 5.7명 등으로 높은 출생률을 기록했다.

 

반면, 원도심의 조출생률은 평균 3~4명으로 신도심 대비 적었다. 부평구 4.6명, 미추홀구 4.4명, 남동구 4.2명, 계양구 4.0명, 동구 3.4명 등이다. 이 밖에도 고령화 등 인구감소지역으로 분류하고 있는 옹진군과 강화군이 각각 3.2명, 2.7명을 기록했다.

 

이 때문에 인천의 학령인구(만 6~21세) 또한 양극화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인천시교육청이 2013년부터 2023년까지 인천 10개 군·구의 초등학생 수를 분석한 결과 중구는 초등학생이 지난 2013년 6천294명에서 2023년 9천680명으로 53.8% 늘었으며 연수구(43.7%)와 서구(21.9%)도 증가 추세를 보였다. 초등학생 감소율이 큰 지역은 계양구, 옹진군, 동구 등이다. 같은 기간 계양구는 초등학생이 37.8% 줄었고, 옹진군과 동구는 각각 28.8%, 26%의 감소율을 보였다.

 

그러나 이처럼 신도심으로 몰리는 아이들을 수용할 수 있는 교육시설 등은 턱 없이 부족하다. 학령인구 1천명 당 학교 수는 연수·서구가 각각 1.27개로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남동구 1.34개, 미추홀구 1.36개, 부평구 1.76개, 계양구 1.86개, 중구 2.46개, 동구 2.49개 등이다. 영유아 및 학령 인구 비율이 가장 낮은 강화군이 7.22개, 옹진군이 13.21개로 군·구 중에서 가장 많았다.

 

결국 심화하는 원도심과 신도심의 인구 격차로 연수·서·중구에서는 학급 과밀화 문제까지 발생하고 있다. 지난 2023년 기준 인천의 인구 유입이 계속 늘어나는 검단·청라·송도 등 신도심 지역은 67개교 2천413학급 중 27개교 881학급(검단 45.1%, 청라 36.5%, 송도 35.9%)이 과밀학급이다.

 

이인실 서강대학교 경제대학원 교수는 “이 같은 문제는 국가 전체 인력이나 교육의 문제로 이어진다”며 “구조적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하고, 미래에 대한 설계를 그려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며 사회적 합의를 통해 함께 해결해 나가야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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