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국가정원 유치와 지역발전

김정호 경기도의회 국민의힘 대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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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은 자연을 인위적으로 조성한 공간으로 다양한 식물과 자연 요소 등을 심미적 또는 실용적인 목적으로 조화롭게 가꿔 놓은 것을 말한다. 또 정원은 오래전부터 인류와 함께 발전했으며 고대 문명에서 왕실과 신전 가까이 정원을 만들던 것이 시초로 오늘날에 이르러서는 도시화와 기후변화 속에서 더욱 중요한 공간으로 부각되고 있다.

 

오늘날 도시 또는 외곽에 자연을 즐기거나 보전할 수 있는 공간의 필요성이 커졌다. 이를 계기로 유럽과 미국에서는 국가 차원의 대규모 정원과 공원을 조성하게 됐는데 대표적인 사례로 1759년 개원한 영국의 로열 보타닉 가든과 1872년 설립된 미국의 옐로스톤 국립공원이 있다. 특히 로열 보타닉 가든의 경우 처음에는 식물학 관련 연구와 교육을 위한 공간이었으나 공공에 개방되면서부터 국가정원으로서의 기능을 가지게 됐다.

 

우리나라 국가정원의 역사는 비교적 짧은 편이다. 2013년 순천만에서 국제정원박람회가 개최됐는데 박람회 종료 후 해당 공간에 대한 사후 운영 방안에 관해 논의했고 이를 계기로 2015년 우리나라 최초의 국가정원인 ‘순천만 국가정원’이 탄생했다. 2019년에는 한때 공업화로 인해 오염이 심각했던 울산시의 태화강이 주민과 정부의 노력으로 생태계 복원이 이뤄진 점에 힘입어 두 번째 국가정원으로 지정됐다.

 

국가정원 외에도 ‘수목원정원법’에 따르면 지방자치단체가 조성하고 운영하는 ‘지방정원’, 법인·단체 및 개인이 조성하는 ‘민간정원’이 있다. 이 외에도 ‘공동체정원’, ‘생활정원’, ‘주제정원’이 있다. 경기도의 경우 2017년 ‘경기도 정원문화산업 진흥 조례’를 제정해 지방정원 조성과 운영을 위한 각종 정책을 수립·추진하고 있으며 매년 ‘경기정원문화 박람회’를 개최하고 있다. 현재 산림청에 등록된 경기도 소재 지방정원은 양평군에 위치한 ‘세미원’이 유일하다.

 

그런데 최근 세미원의 국가정원 승격 추진이 화제로 떠오르고 있다. 국가정원으로 승격하기 위해서는 ‘수목원정원법 시행령’에 따라 지방정원으로서 3년 이상의 실적과 일정 기준의 평가 점수 이상을 획득해야 하는데 2019년 등록된 세미원이 승격 기준을 충족했기 때문이다. 양평군이 실시한 승격 타당성 검토 용역에 따르면 승격 시 1조2천207억원의 지역경제 파급효과가 예상된다고 한다. 이뿐만 아니라 운영 및 유지 인력 양성과 일자리 창출 등이 따라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외에도 광명·안양·군포·의왕시를 관통해 흐르는 안양천 및 일대가 지방정원 조성 예정지로 지정돼 2028년까지 지방정원으로 꾸며질 예정이고 옛 안산시화쓰레기매립지를 지방정원으로 조성하기 위해 각종 연구용역과 평가, 주민을 대상으로 한 설명회를 추진하고 있다.

 

세미원의 사례에 비춰 앞으로 지방공원이 조성될 안양천 일대에도 지금부터 승격 기준을 충족시키는 데 초점을 맞춰 경쟁에서 차별화될 수 있는 청사진이 필요해 보인다. 국가정원 승격은 경기도민의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점이 있기에 지방정원 조성 시점부터 국가정원 승격을 염두에 둔 조성 전략 추진과 경기도 차원에서 국가정원 유치를 위한 정책 수립을 추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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