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선경 성공독서코칭센터 대표
거짓말과 진실 중 인간 문명 발달 과정이나 역사의 흐름 안에서 어떤 것이 더 강력한 힘을 발휘했을까를 가늠해 보면 당연히 진실의 힘이 더 크겠으나 거짓말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인간이 거짓말을 하는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다. 우선 방어적 이유가 제일 클 것이다. 인간의 뇌에서 감정 처리를 담당하는 편도체가 자신이 불리해지거나 위험해지는 순간 공포·두려움·스트레스 상황을 인지하면서 자신을 정당화하거나 상황을 왜곡해 숨기기 위한 태세에 돌입하고 문제 해결을 담당하는 전두엽이 방어책으로서의 거짓말을 만든다. 자신의 사회적 지위를 유지하고 인정받기 위해 거짓말을 획책하기도 한다.
이때는 사회적 맥락 안에서 다른 이의 반응을 예측하는 두정엽이 나서 타인이 내 말을 믿는지를 살핀다. 그리고 인간의 기억이나 자기 인식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측두엽이 상상력에 의해 조작한 기억을 언어적으로 풀어낸다. 거짓말이 성공적으로 완료되면 이를 긍정 피드백으로 받아들인 뇌가 도파민을 생성하고 이런 감정적 만족을 경험하게 되면 상습적 거짓말에 빠지는 경우도 생긴다.
거짓말이 도덕성·이성에 바탕을 둔 인간다움을 해치지만 여러 복잡한 사회적 현상이나 관계 안에서 상황에 따라 권력 유지, 이익 추구, 안전 도모의 수단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특히 권력이나 사회 안정을 유지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위정자의 거짓말이 필요한가에 대한 논쟁이 오랫동안 있었는데 서양 철학 및 논리학의 근원이라 여겨지는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도 이를 언급했다. 플라톤은 국가의 지도자가 사람들에게 진실만을 말하는 것이 늘 최선은 아니라며 무지한 백성들에게 거짓말을 해서라도 국가의 안정을 도모하는 편이 낫다고 봤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은 이성을 중요하게 여겼고 거짓말은 진리를 향해 가는 인간의 본성을 방해하는 요소로 봤기에 특정 목적을 가지고 일부러 사실을 왜곡하는 의도적 거짓말은 도덕적으로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거짓말을 통해 다른 사람을 보호해야 하는 불가피한 상황이나 전쟁을 승리로 이끌어야 할 때는 거짓말이 필요하다고도 말했다. 실제로 제2차 세계대전 때 연합군는 노르망디 상륙작전 중 독일군을 속이기 위해 상륙 지점이 노르웨이라는 가짜 군사작전을 펼쳤다. 허위 정보에 속은 독일군의 방어선이 무너졌고 연합군은 전쟁에서 승리했다.
하지만 기독교의 십계명도 거짓을 행하지 말라 했고 유교나 도교, 불교에서도 거짓말은 사회적 질서를 흐리고 인간의 도덕성을 해친다고 밝힌 것을 보면 거짓말의 긍정 효과보다는 부정 효과가 훨씬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권력을 가진 이라면 더욱 거짓말을 삼가야 할 것이다. 자기방어적 태도와 확증 편향에 빠진 가짜 뉴스 신봉자들에 의해 여러 사회적 물의가 빚어지고 있는 요즘, 진짜와 가짜를 구분할 줄 아는 비판적 능력이 더욱 필요해짐을 느낀다. 책을 읽으면 세상과 사람에 대한 이해가 넓어지고 비판적 사고력도 강화된다. 평소 책 읽기를 실천하며 거짓말은 만우절 하루, 서로 유쾌하게 웃을 수 있을 정도로만 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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