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하는 미래] 광장의 빛을 재생에너지로

장동빈 경기환경운동연합 정책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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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 국립빙설자료센터(NSIDC)의 데이터를 영국 BBC가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2월13일까지 5일 동안 북극과 남극의 해빙 총 면적은 1천576만㎢로 이는 같은 기간 2023년 1~2월 기록된 종전 최저치인 1천593만㎢를 경신한 수치라고 한다. 2년전보다 무려 우리나라 면적의 약 2배 가까이 해빙이 녹아내린 셈이다. 해빙 면적이 줄어든 만큼 지구는 평형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지구촌 곳곳에 인간이 과학기술로도 예측하기 어려운 천재지변으로 재난을 만들어 낼 것이다.

 

가속화되는 지구온난화로 모든 지표가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데 지구 반대편에선 지난 세기 가장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한 나라의 수장이 취임하면서 내뱉은 일성이 우리가 닥친 현실을 다시금 되뇌게 했다. 소위 초강대국 최고 책임자의 기후위기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취임사는 지구상의 모든 국가와 우리나라가 처한 현실을 다시금 깨닫게 됐다. 그 도발적인 망언은 과거 30여년 동안 힘겹게 기후 보호를 위해 쌓아 온 공든 탑을 도미노처럼 무너뜨릴 수 있기 때문이며, 온갖 시련을 딛고 기후 대응을 위한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실현하고 있는 대부분의 국가로 하여금 당분간 쓰나미처럼 몰려오는 화석연료로의 회귀에 대한 공포에 치를 떨어야 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다행히 우리 국회 입법조사처는 “미국이 파리기후변화협약을 탈퇴하더라도 에너지 전환을 충실히 이행하는 것이 국익에 부합하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우리나라처럼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나라는 최소한 ‘탄소중립 기본법’으로 정한 에너지 전환을 충실히 이행해 에너지 안보와 탄소경쟁력을 키우는 것이 국익에 부합하는 길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수많은 난관이 현실로 다가올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강대국의 패권주의와 일방주의가 횡행하면 약소국은 발등에 놓인 여러 급한 불을 동시에 꺼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현명한 대처 없이는 나라의 존립마저 위태롭게 될 수 있다.

 

정치 일정이 급변하고 있는 상황에서 광장을 통해 새로운 사회를 위한 수많은 제안이 쏟아지고 있다. 장기간 불통과 일방통행으로 해결하지 못하고 누적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간절한 민의의 외침이다. 무엇보다도 우선해서 풀어야 할 과제가 있다. 불과 몇 해 전 수많은 논쟁 및 갈등을 동반한 공론화 과정과 국민적 합의를 통해 그나마 마련한 2050 탄소중립 선언과 계획이다. 최근 무도함에 뿌리까지 흔들리기를 반복했지만 시민 스스로가 키운 불씨는 다행히 완전히 꺼지지 않았고 수많은 난관 속에서도 서서히 싹을 틔우고 있다. 자주성과 지속가능성을 모태로 시민 누구나 주인이 돼 재생에너지를 통해 현재와 미래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자 하는 에너지협동조합의 활동이다. 이들의 주장은 단순 명료하다. 시민 모두가 에너지 생산과 이용의 주인이 되자는 것이다.

 

우수가 지나고 곧 동면하던 개구리가 놀라서 깬다는 경칩인데 이 절기에 겪는 한파가 현 시국을 닮았는지 쉽게 끝나지 않고 광장을 가득 메운 사람들을 애태운다. 날씨가 널뛰어도 해는 어김없이 봄을 재촉한다. 서둘러 마무리하고 보습을 닦고 쟁기질을 준비하는 농부처럼 무너진 살림살이와 새까맣게 멍든 마음을 치유하는 일에 힘써야 한다. 다시는 이 땅에 발을 동동 구르는 일이 반복되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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