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록 페스티벌, 공연 넘어 문화·경제플랫폼으로

양승규 예술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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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 페스티벌은 단순한 음악 축제가 아니다. 많은 이들이 음악을 듣고 즐기는 자리로 여기지만 록 페스티벌은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문화·사회·경제적 파급력을 가지며 지역경제와 관광 산업에 기여하는 중요한 플랫폼이다. 또 특정 세대의 문화적 아이덴티티를 형성하고 새로운 세대에게 록 음악의 정체성과 가치를 전파하는 역할을 한다.

 

록 페스티벌은 음악을 넘어 패션, 예술, 라이프스타일까지 아우르는 문화 현상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글래스톤베리는 자유로운 히피문화와 환경 보호, 자선 활동 등 사회적 가치를 내세우며 지속가능성을 강조한다.

 

코첼라는 현대미술 작품과 조형물을 전시하며 패션과 트렌디한 감성을 내세워 고유한 아이덴티티를 확보했다. 이 두 축제는 단순한 공연을 넘어 커뮤니티 경험을 아우르는 복합문화축제로 자리 잡았다.

 

국내에서도 ‘인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부산 국제 록 페스티벌’ 등이 다양한 하위문화와 결합해 성장해 왔다. 이러한 페스티벌은 공동체 의식을 강화하는 역할도 한다. 같은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 자유롭게 소통하며 사회·정치적 메시지를 공유하는 장이 된다. 우드스톡이 반전과 평화의 상징이 됐듯 오늘날의 록 페스티벌도 환경 보호, 성 평등 등 다양한 사회적 의제를 반영하며 변화하고 있다.

 

록 페스티벌이 개최되는 지역은 관광, 숙박, 교통, 식음료 등 다양한 산업과 연계되며 큰 경제적 효과를 얻는다. 유럽 주요 록 페스티벌은 수십만명의 방문객을 유치하며 지역경제 효과를 창출한다. 글래스톤베리는 매년 약 20만명이 방문하며 1천억원 이상의 지역경제 효과를 확보하고 코첼라는 인디오 지역 연간 관광 수익 중 상당 부분을 차지하며 1조원 이상의 지역경제 활성화 사례로 자리 잡았다.

 

국내에서도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이 관광 패키지와 연계해 지역 경제에 기여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페스티벌은 청년 창업과 브랜드 마케팅의 장이 되기도 한다. 지역 소상공인은 푸드트럭과 팝업스토어 등을 통해 경제적 기회를 얻고 맥주·패션·디지털 플랫폼 브랜드들은 페스티벌을 활용한 마케팅으로 소비자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

 

한편 환경적·기술적 변화에 맞춰 록 페스티벌도 진화하고 있다.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고 태양광 에너지를 활용하는 친환경 페스티벌이 등장했으며 가상현실(VR) 공연, 대체불가토큰(NFT) 티켓 시스템, 실시간 스트리밍 등 디지털 기술과의 결합도 활발해지고 있다.

 

특히 음악과 미디어 아트를 접목한 무대, 인터랙티브 전시, 참여형 워크숍 등은 페스티벌의 가치를 더욱 높인다. 젊은 세대가 페스티벌을 단순한 음악 감상이 아닌 라이프스타일 경험으로 인식하는 만큼 다양한 문화 콘텐츠와 결합하는 전략이 요구된다.

 

NFT 티켓은 암표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팬들에게 디지털 기념품을 제공하는 혁신적인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록 페스티벌이 단순한 오프라인 이벤트를 넘어 디지털과 융합된 새로운 플랫폼으로 발전하고 이를 통해 대중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역할을 할 가능성을 보여준다.

 

록 페스티벌이 문화와 경제의 플랫폼으로 성장하려면 명확한 기획 방향과 차별화된 콘텐츠가 필요하다. 단순히 유명 아티스트를 초청하는 것이 아니라 독창적인 콘셉트와 시대적 메시지를 강조해야 한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페스티벌 콘셉트에 따른 친환경·사회적 가치 접목, 지역 관광·경제와 연계한 패키지 개발, 페스티벌 브랜딩 확장을 통한 IP 가치 강화, 첨단 기술과의 접목을 통한 무대 연출 등의 차별화 전략으로 기업 후원 및 투자 유치를 확대하고 복합 플랫폼으로 진화해야 한다.

 

앞으로 록 페스티벌이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어떻게 진화하느냐에 따라 단순한 공연 시장을 넘어 음악 산업과 문화 전반에 걸친 소비 흐름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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