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시장, 안중근 의사 추념식서 정치적 발언한 인천보훈지청장 비판

“공무원이 정치 개입… 노동자 폄훼, 안중근 정신에 먹칠”

조용익 부천시장이 지난 26일 안중근공원에서 광복회 부천시지회 주관으로 열린 ‘안중근 의사 순국 115주기 추념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부천시 제공.
조용익 부천시장이 지난 26일 안중근공원에서 광복회 부천시지회 주관으로 열린 ‘안중근 의사 순국 115주기 추념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부천시 제공

 

조용익 부천시장이 지난 26일 안중근 공원에서 열린 안중근 의사 순국 115주기 추념식에서 부적절한 발언을 한 인천보훈지청장을 향해 강도 높은 비판 입장문을 발표했다.

 

문제의 발언은 이날 부천 안중근공원에서 열린 추념식에서 이광현 인천보훈지청장이 추념사 도중 “근로자들이 본분을 지키지 않고 정치를 하고 있다”는 등 정치적 내용을 언급하며 시작됐다.

 

조 시장은 이를 두고 “행사 취지와 무관한 정치 개입 발언으로 추념식을 망쳤다”라며 “엄숙해야 할 자리에 안 의사의 명예에 서슴없이 먹칠한 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조 시장은 입장문을 통해 “이 청장은 스스로 공무원 신분임을 밝히며 조심스러운 척 말문을 열었지만, 정치 중립 의무를 저버린 부적절한 발언을 의도적으로 이어갔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가공무원법, 지방공무원법, 정당법, 공직선거법 등 명백한 법률 위반 소지가 있는데도 이를 무시하고 정치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힌 것은 공직자로서 자격을 스스로 저버린 것”이라며 “근로자들에게 본분을 다하라고 하면서 정작 본인은 공무원의 본분을 저버린 내로남불”이라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조 시장은 또 이 청장은 광복회 부천시지회가 주관하고 부천시가 지원한 공적인 행사에서, 국가를 위해 희생한 독립영웅 안중근 의사의 숭고한 정신을 기리는 자리에 심각한 훼손을 가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사태는 단순한 말실수가 아닌 공무원의 정치 개입이자 공공 행사에서의 명백한 일탈”이라며 이광현 지청장의 공식적인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을 강력히 촉구했다.

 

조 시장은 “그 사과는 단지 부천시에 국한되지 않고, 추념식을 준비한 광복회 부천시지회, 행사에 참석한 내빈과 80만 부천 시민, 이 땅의 모든 노동자, 그리고 안중근 의사에게까지 이뤄져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추념식은 광복회 부천시지회 주관으로 진행됐으며, 조용익 시장을 비롯해 김병전 부천시의회 의장, 도·시의원, 보훈단체, 시민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안중근 의사의 위국헌신 정신을 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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