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음 확 깨네요”… 고속도로 쉼터 얼음생수에 담긴 ‘배려’

한국도로공사가 중부내륙고속도로 여주 흥천 졸음쉼터에 얼음 생수를 무료 나눔코너를 제공, 고객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유진동기자㎖
한국도로공사가 중부내륙고속도로 여주 흥천 졸음쉼터에 얼음 생수를 무료 나눔코너를 제공, 고객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유진동기자

 

“잠깐 쉬었다가 생수 한 병에 정신이 번쩍 들었어요. 고속도로를 달리며 누군가의 배려에 이렇게 감동할 줄은 몰랐습니다.”

 

지난 2일 오후 2시께 중부내륙고속도로 양평 방향 여주시 흥천면 졸음쉼터. 무더운 날씨 속 차량에서 내려 휴식을 취하던 운전자들이 하나둘씩 ‘무료 나눔’ 안내 문구가 붙은 아이스박스 앞에 모여들었다.

 

아이스박스 안에는 얼음과 함께 차갑게 보관된 500㎖ 생수병 30여 개가 담겨 있었다.

 

점심 식사 후 졸음이 쏟아져 잠시 들렀다는 한 운전자는 “시원한 생수 한 병이 졸음을 날려주고, 생기를 되찾게 해줬다”며 “세심한 배려가 고속도로 안전에 큰 도움이 된다. 이런 행사를 기획한 사람에게 상이라도 주고 싶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이 생수 나눔은 한국도로공사가 매년 여름 진행 중인 졸음쉼터 생수 무료 배부 캠페인의 일환이다.

 

한국도로공사 서울경기본부 관내 졸음쉼터 21곳 중 14곳에서 지난달부터 9월 말까지 평일에 한해 생수를 제공하고 있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하루 평균 40병을 배부하던 지난달과 달리, 7~8월에는 수요 증가에 맞춰 60병으로 확대해 운영 중이다고 밝혔다.

 

생수는 각 지사의 냉동고에 보관되다가 오후 1시께 현장으로 출발, 오후 2시부터 4시 사이 선착순으로 배부된다. 수량이 한정돼 있어 빠르게 소진되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한국도로공사 관계자는 “졸음쉼터는 단순히 차량을 세우는 공간이 아니라, 운전자들이 짧은 시간이지만 안전하게 휴식하고 다시 생기를 회복하는 공간이 돼야 한다”며 “작은 생수 한 병이지만, 생명을 지킬 수 있다는 생각으로 정성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현장을 찾은 운전자들은 이 같은 정성에 크게 공감했다. 고속도로를 이용하고 있는 한 시민은 “졸음운전 사고는 한순간에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이런 사소한 배려가 그 위험을 막아줄 수 있다”며 “이런 나눔 문화야말로 대한민국이 더 따뜻해지는 이유”라고 말했다.

 

졸음운전은 여름철 교통사고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2시간 이상 운전 시 15분 이상 휴식을 권장하며, 물을 마시고 가볍게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조언한다.

 

생수 한 병이 만들어낸 작은 기적. 한국도로공사의 정성 어린 나눔은 오늘도 졸음을 이기고 무사히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도록 고속도로 위에서 운전자들과 함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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