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덤론' 지우고 달라진 위상…경기도지사, 능력이 좌우 [미리보는 지방선거]

김대중 子 ‘홍삼게이트’ 일파만파... 3회 지선 한나라당 손학규 당선
박근혜 탄핵… 이재명 탈환 성공, 일 잘하는 도지사 ‘이미지’ 구축
0.15%P 차이… 김동연 바통 터치, 후보자·정당 평가=표심 예측불허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개표소가 마련된 수원실내체육관에서 관계자들이 개표작업을 하고 있다. 경기일보DB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개표소가 마련된 수원실내체육관에서 관계자들이 개표작업을 하고 있다. 경기일보DB

 

정치권 바람보단… 후보 역량에 경기도 민심 ‘좌우’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경기도지사 선거 결과가 중요하게 평가받는 건 단순히 전국 최대 광역자치단체기 때문만은 아니다. 규모가 무색하게 그동안 ‘경기도지사 무덤론’이 공공연하게 나올 정도였던 것과 달리 이번 6·3 대선에서는 경기도지사 출신이 1, 2위 후보로 나서 맞대결을 벌이는 모습이 펼쳐지면서 무덤이 아닌, 대선으로 가는 등용문으로 위상이 변해서다.

 

10일 경기일보가 역대 민선 도지사 선거를 분석한 결과 경기도민은 최근 10년 간의 지방선거에서 정치권에 견고한 ‘바람’을 타지 않고 전임 도지사의 도정 성과를 투표에 반영하는 특징을 보였다. 도지사가 정책적 우수함을 증명하면, 당시 정권의 성향이나 직전 선거 결과와 무관하게 같은 성향의 정당에게 표를 던지는 식이다.

 

제1·2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민주당계가 표심을 이어가던 경기도는 제3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계 정당 후보자에게 경기도지사 자리를 뺏겼다. 당시 김대중 전 대통령 세 아들의 홍삼게이트 의혹이 불거지면서 전국에 보수의 물결이 일면서 경기도에서도 당시 한나라당 소속이던 손학규 전 지사가 승리를 거뒀다.

 

이후 진보진영이던 노무현 정부 반환점을 돈 시점에서 치러진 2006년 제4회 전국동시지방선거는 재벌개혁 실패 등 정책적 실패와 대외적 ‘노무현 흔들기’ 바람 속에 여전히 보수강세를 보였고, 김문수 전 지사가 도지사직을 가져갔다.

 

경기도의 표심이 달라지기 시작한 건 이후부터다.

 

김문수 전 지사가 재임 중 ▲평택 삼성 반도체 유치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추진 ▲판교·광교·동탄 등 신도시 개발 ▲버스 준공영제 시범 도입 등 인프라와 교통, 산업 분야에서 주목할 성과를 내면서 도지사 중 유일하게 재선에 성공한 지사로 기록됐다.

 

당시 도내 기초단체는 31곳 중 20곳을 진보진영이 가져갈 정도였지만, 도지사에서는 김문수 전 지사가 승기를 잡은 것이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당시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전신)은 2014년 제6회 지방선거에서 남경필 후보를 내세워 경기도지사직을 다시 한번 차지했다. 남경필 전 지사의 경우 김문수 전 지사의 도정을 이어받아 일하는 이미지를 구축해 갔지만, 아들 관련 논란에 더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정국이라는 상황까지 더해져 2018년, 16년간 이어졌던 보수 정당의 경기도지사 연임을 진보정당인 민주당에 내줬다.

 

이후 취임한 이재명 전 지사는 도지사 재임 동안 정책 추진력과 현장 감각으로 유권자의 주목을 받았다. 특히 ▲청년 기본소득 도입 ▲지역화폐 확대 시행 ▲불법 계곡 점유물 철거 등 도민의 체감도가 높은 정책을 과감하게 실행하며 ‘일 잘하는 도지사’ 이미지를 구축했다.

 

이러한 행정 리더십은 2022년 지방선거에서 같은 당 김동연 후보의 승리를 견인했다. 당시 대통령을 비롯해 전국 광역자치단체 대부분에서 국민의힘이 압승을 거뒀지만, 김동연 현 지사는 0.15%포인트(8천913표) 차이의 초접전 끝에 국민의힘 김은혜 후보를 꺾고 당선됐다.

 

도내 한 정가 관계자는 “경기도는 정치권의 바람보다는 후보자에 대한 평가나 역량, 정당들의 역량을 표심으로 드러내 왔던 만큼 양당에서도 쉽게 누구의 승리를 예상하지 못한 채 도지사 선거를 준비 중”이라며 “수많은 후보가 하마평에 오르는 것도 적합자를 찾는 과정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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