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 펜션붕괴 악몽 재연…가평 건축물 관리 ‘도마 위’

5명 매몰, 4명 구조·70대 1명 숨져... 지반 약화·토사 유출 등 원인 분석
일각선 “산지 펜션 관리체계 개선을”... 군 “건축허가 기준·총량제 등 검토”

20일 오전 4시44분께 집중 호우로 가평군 조종면 신상리 일대 야산이 부너지면서 주택 3채가 파손됐다. 소방당국은 매몰된 5명 중 4명을 구조했지만 70대 여성 A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사진은 사고가 난 마을.조주현기자 .
20일 오전 4시44분께 집중 호우로 가평군 조종면 신상리 일대 야산이 부너지면서 주택 3채가 파손됐다. 소방당국은 매몰된 5명 중 4명을 구조했지만 70대 여성 A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사진은 사고가 난 마을. 조주현기자

 

가평군에서 ‘극한 호우’에 따른 산사태로 펜션이 붕괴하며 한 명이 사망한 가운데, 5년 전에도 똑같은 원인으로 펜션이 붕괴하며 다수의 사망자가 나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산지에 펜션이 집중된 지역 특성과 예년 대비 강수량이 급증한 기후 변화를 고려하면 극한 호우 시 재발 요인이 다분해진 것인데, 전문가들은 지자체가 산지 펜션 건축 허가 등 관리 체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20일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날 오전 4시44분께 조종면 신상리 한 펜션 건물이 붕괴, 5명이 매몰됐다.

 

반나절 만에 180㎜의 물폭탄이 떨어지면서 지반이 약화되고 주변 토사가 유출된 영향으로, 소방 당국은 이 중 네 명을 구조했지만 70대 여성 A씨는 끝내 숨진 채 발견됐다.

 

특히 이날 사고는 지금으로부터 5년 전인 2020년 8월 가평읍에서 발생한 펜션 붕괴 사고와 원인, 사망자 발생 여부 등이 거의 동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사고는 호우를 견디지 못한 야산 토사가 펜션을 덮치면서 70대 펜션 주인과 딸, 손주 등 3명의 사망자를 발생시켰는데, 이날 사고 역시 ▲극한 오후로 산지 토사 유출이 발생하고 ▲인근 펜션이 붕괴하면서 ▲사망자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지자체가 집중 호우 시 토사 유출, 산사태가 발생하기 쉬운 고지대 내지 연약 지반에 펜션 조성을 금하거나 토사 유출 방지 대책을 수립, 또는 지시하는 등 관리 강화로 재발 방지에 나서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안형준 전 건국대 건축대학장은 경기일보와의 통화에서 “가평군과 같이 산지 내 건축물이 많은 지자체는 연약 지반을 미리 탐색해 나무를 식재하거나 배수로를 정비하는 등 집중 호우에 따른 토사 유출 방지를 적극 이행해야 한다”며 “또 건축물 인허가 과정에서 취약 지역 탐색 자료를 활용하는 한편, 건축주에게 토사 유출, 산사태 방지 대책을 요구하는 등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와 관련, 가평군 관계자는 “지역 내 산사태 취약 구역이 많아 펜션 등 산지 내 건축물 인허가 시 산사태 예방책을 제출받고 있지만 강제하진 않고 있는 상황”이라며 “집중 호우 형태가 변화하는 점을 감안해 건축 허가 기준 강화, 총량제 도입 등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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