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째 평택지역 가정상담 이어와...주민등록열람제한 등 피해자 지원 제도 적극 안내
“대화를 통해 서로 존중하고 이해하는 사회를 만들고 싶습니다.”
이 같은 바람은 석현숙 평택가정상담센터장(62)의 오랜 신념이다. 그는 2000년부터 25년째 평택지역에서 가정폭력·성폭력·데이트폭력·스토킹 예방과 피해자 지원에 힘쓰고 있다.
석 센터장이 강조하는 ‘서로를 이해하는 사회’는 가족 안에서 시작되지만 그 의미는 가족을 넘어 사회 전반으로 확장된다. 그는 수많은 상담 사례 속에서 갈등과 상처를 딛고 조금씩 변화하는 가족들을 지켜보며 대화가 지닌 회복의 힘을 깊이 체감했다.
석 센터장은 “가정폭력 상담을 진행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피해자의 자존감 회복”이라며 “자존감을 회복하지 못한 피해자들은 폭력적인 관계를 끊은 뒤에도 비슷한 유형의 사람과 다시 만나는 경우가 많아 또다시 학대를 반복적으로 경험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센터에 찾아오는 분들에게는 우선 상처를 이겨낼 수 있는 마음의 힘을 북돋아 주고 이후엔 법률적·경제적·심리적 지원이 가능한 제도를 안내하며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평택가정상담센터는 매년 상담 건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4천180건에 달했다. 이 가운데 상당수는 반복적인 폭력에 노출된 위기가정이었으며 센터는 이들을 대상으로 심리 상담 및 법률 지원, 보호시설 연계, 의료비 지원 등 다각적인 도움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석 센터장은 가정폭력 등 피해자를 위해 ‘주민등록열람제한’ 제도를 활용해 적극 안내하고 있다. 이 제도는 가해자가 피해자의 주소를 확인하지 못하도록 함으로써 2차 피해를 예방하는 장치로 그는 이 같은 제도 안내를 통해 피해자들의 실질적인 보호를 돕고 있다.
그는 “지난해 주민등록열람제한을 위한 상담사실확인서가 총 43건이 발급됐다”며 “그중 자녀가 부모의 열람제한을 신청한 경우가 28건으로 과반에 달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가정폭력은 단순히 남편과 아내 사이의 문제가 아니라 부모와 자녀, 형제자매 간에도 충분히 발생할 수 있다”며 “가족이라는 이름 아래 은폐되기 쉬운 폭력의 실체를 드러내고 피해자가 스스로 보호받을 수 있도록 주변에서 돕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석 센터장은 “센터장으로 활동하면서 폭력도 시대에 맞춰 변화하고 있음을 몸소 체감하고 있다”며 “가정폭력 등 피해자들이 온전히 회복해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묵묵히 지금의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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