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 자동차 ‘안도’, 철강 50% 여전 ‘울상’…바이오, 여전 ‘불안’

‘25%→15%’ 확정, 산업별 온도차↑
자동차, 당장 불확실성 줄어 ‘안도’
철강, 종전 50% 고관세 유지 ‘울상’
바이오, 최대 200% 예고 ‘불안’ 지속

인천신항. 경기일보DB
인천신항. 경기일보DB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한국에 대한 상호관세를 15%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를 두고 인천지역의 자동차 업계는 일본·유럽연합(EU)과 같은 수준인 15%로 낮춰져 안도하는 반면, 철강 업계는 종전 50%가 유지해 여전히 울상이다. 또 종전 관세 200% 폭탄을 예고 받은 바이오 업계는 이번 관세 타결에서 빠져 여전히 불확실성이 남아 긴장하고 있는 등 인천의 대표 산업별로 온도차가 크다.

 

1일 정부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8월1일부터 한국에 부과하기로 예고한 상호관세를 25%에서 15%로 하향 조정했다. 이와 함께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에 지난 4월2일부터 부과한 품목 관세도 25%에서 15%로 낮췄다.

 

이 같은 한·미 관세 15% 타결로 인천지역 산업계에서는 각각 다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우선 인천의 자동차 업계는 이 같은 결정에 대해 일본 및 EU와 같은 수준이라 안도하고 있다. 다만 그동안 한국은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으로서 무관세 혜택을 받은 데 비해 일본과 EU는 2.5% 관세를 부담했다. 자동차에 부과하는 관세율이 15%로 같아지면서 가격 경쟁력이 사라졌고, 앞으로 미국 자동차와 경쟁에서 밀릴 수 밖에 없다.

 

인천의 지난 2024년 미국 전체 수출액 595억4천600만달러 중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의 수출액은 82억2천100만달러(14%)를 차지한다. 하지만 관세 부과 영향 등으로 올해 1~5월 자동차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 26.5% 급감했다.

 

인천의 한 자동차 부품업체 관계자는 “관세가 25%에서 15%로 낮아진 것은 환영한다”며 “그동안 무관세 혜택을 받았던 것과 비교해 가격 경쟁력이 사라져 여전히 걱정은 있다”고 말했다.

 

또 인천의 철강 업계는 아쉬움이 크다. 이번 미국 관세 협상에서 상호관세와 자동차 품목관세만 조정이 이뤄졌을 뿐,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논의는 이뤄지지 않아 지난 6월부터 적용한 관세 50%가 계속 이어지기 때문이다. 인천에는 현대제철 및 동국제강 등 대형 철강업체를 중심으로 미국 수출이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 기준 인천 전체 철강 수출액 48억3천만달러 중 미국은 5억달러(10.3%)에 이른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다른 국가의 관세 협상 결과에 따라 철강은 빠질 것으로 예측했지만, 막상 현실화 하니 많이 아쉽다”며 “고부가 제품을 제조해 수출하는 등 내부적으로 해결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무려 200% 관세 폭탄 예고를 받은 바이오의약품 업계는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 있다. 이번 관세 타결에서 바이오의약품 관련 관세 협의가 빠졌기 때문이다. 인천은 송도국제도시에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 등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업체를 중심으로 바이오클러스터를 형성하고 있다. 지난해 인천의 의약품 전체 수출액 55억5천100만달러 중 미국 수출액은 11억5천300만달러(20.7%)다.

 

다만 바이오 업계는 미국이 바이오의약품 관세의 경우 다른 합의보다 불리하지 않도록 같은 수준의 최혜국 대우를 하겠다고 한 것에 기대를 걸고 있다. 삼성바이오 관계자는 “미국 정부의 발표 내용을 살펴보면서 대응 방안을 고심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인천상공회의소 관계자는 “상호관세 25% 발표를 앞두고 막판 타결이 이뤄져, 그나마 인천 수출 기업들의 숨통은 트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바이오의약품 등 추가 논의가 남아 있고, 15%도 큰 수치라 지역 기업들이 대미 수출 전략을 다시 마련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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