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기사 "도로 침수된 줄 모르고 콜 잡아…멀리서 와 포기 할 수 없었다"
폭우로 도로가 침수돼 물이 허리까지 차오른 상황에서 음식을 픽업하는 배달기사의 영상이 화제다.
광주광역시에서 샐러드 가게를 운영하는 A씨는 "7월 17일 오후 5시. 물이 허리까지 찼는데 배달 픽업해가신 전설의 기사님을 찾습니다"라는 글과 함께 당시 상황이 담긴 영상을 인스타그램에 4일 올렸다.
영상에는 도로가 물에 잠겨 흙탕물이 허리까지 차오른 상태였다. 한 여성이 포장된 음식을 기사에게 넸고, 이를 픽업해 가는 배달기사의 모습이 담겼다. 물살이 제법 거세보였지만, 배달기사는 침수된 도로를 다시 건너갔다. 이 배달기사는 오토바이로 돌아가 음식 배달을 완료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배달 했다는 기사 B씨도 게시물에 댓글을 남겼다. 그는"400㎜가량의 폭우가 내린 날 전남대학교 정문 앞에서 벌어진 일"이라며 "픽업은 해야 하는데 도로 침수와 통제로 오토바이 통행이 아예 불가능해서 허리까지 물이 차오른 도로를 건너는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물살이 당시 좀 세서 정신 못 차리면 쓸려갈 정도였고, 경찰마저도 다시 건너오지 말라고 하셨는데, 저는 고객님께 음식을 전달하기 위해 다시 건넜다"며 "받은 배달 비용은 7천원"이었다고 설명했다. B씨는 "당연히 할 일을 한 것 같은데 지인이 영상을 보내줘 깜짝 놀랐다. 무사히 살아있다"고 덧붙였다.
해당 영상은 5일 오후 4시30분 기준 조회수 786만회를 기록했고, 22700개, 좋아요는 10.3만개가 넘었다.
영상이 화제 되며 안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자 A씨는 당시 상황에 대해 추가 설명을 남겼다.
A씨는 "첫 침수가 지나고 나서 한 차례 물이 빠진 상태였고 상황이 정리된 것 같아 배달 영업을 재개했다"면서 "젖은 몸을 정비하려고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훨씬 많은 양의 빗물이 다시 밀려들었는데, 기사님께서 건너편에 도착해 계셨고 설마 했는데 정말 건너오셨다"고 말했다.
배달기사 역시 "많은 분들이 걱정과 관심을 보내주셨고, 저 역시 그날을 돌아보며 여러 감정이 들었다"면서 "도로가 침수된 줄 모르고 콜을 잡았다. 현장에 도착했을 때 갑자기 다시 도로가 물에 잠긴 상태였다. 이미 멀리서 콜을 잡고 온 그 상황에서 배달을 포기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개인의 무모함이 아니라, 플랫폼의 구조적인 문제 때문이다. 위험한 상황에서도 콜이 배정되고 취소 시 페널티가 부과되는 시스템이 여전히 존재한다"며 "이런 구조 안에서 일하는 라이더가 겪는 현실도 함께 봐주셨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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