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특검 사무실 도착..."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심려 끼쳐 죄송"

전·현직 영부인 수사기관 공개 출석 헌정사상 처음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자신을 둘러싼 각종 의혹을 조사받기 위해 민중기 특별검사팀 사무실에 도착했다.

김 여사는 6일 오전 9시30분께 서초구 아크로비스타 자택에서 출발해 10시11분께 특검팀 사무실이 있는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도착했다. 전·현직 영부인이 조사 받기 위해 수사기관에 공개 출석하는 것은 헌정사상 최초이다.

그는 차에서 내려 유정화·채명성·최지우 변호사와 함께 건물 앞 도로에서부터 출입문까지 걸어갔다.

청사 2층 취재진 포토라인 앞에 선 김 여사는 "국민 여러분께 저같이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심려를 끼쳐서 죄송합니다"라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수사 잘 받고 나오겠습니다"라고 말하며 조사실로 들어갔다.

김 여사는 "국민에게 더 할 말은 없나", '명품 목걸이와 명품백은 왜 받은 건가', '해외 순방에 가짜 목걸이를 차고 간 이유가 있나", "도이치 주가조작을 미리 알고 있었나" 등의 추가적인 질문에는 "죄송합니다"라는 대답만 내놓았다.

김 여사는 2009∼2012년 발생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돈을 대준 혐의를 받는다. 이 사건으로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과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 등 9명이 기소돼 대법원에서 전원 유죄 판결을 받았다.

또한 그는 2022년 재·보궐선거와 지난해 국회의원 선거 등에서 국민의힘 공천에 개입한 혐의, 2022년 4∼8월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통일교 측으로부터 교단 현안을 부정하게 청탁받은 혐의도 받는다.

특검팀은 김 여사에게 2022년 6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 회의 참석을 위해 스페인을 방문했을 때 착용한 고가 목걸이를 재산 신고 내역에서 뺀 혐의, 윤 전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 토론회에서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개입 의혹에 대해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를 적시한 출석요구서를 보냈다.

이날 특검팀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명태균 공천개입 의혹, 건진법사 청탁 의혹 등에 대한 김 여사의 진술을 들을 계획이다. 조사에는 부장검사급 인력이 투입되며 대면조사는 오전 10시23분께 시작됐다.

특검팀은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 양평고속도로 노선변경 의혹, 양평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 등 남은 의혹들에 대해서도 진술을 듣기 위해 김 여사를 여러 번 추가 소환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