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날때 누군가에게 도움되고 싶다” 이훈씨, 4명 살리고 하늘의 별 되다

폐장, 간장, 신장(양측) 등 기증
사진 찍는 것 좋아했던 이씨…직접 찍은 가족사진, 소중한 선물로

뇌사 상태에 빠진 이훈씨(61)가 장기 기증으로 4명을 살리고 세상을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뇌사 판정을 받은 이훈씨(61)가 장기 기증으로 4명을 살리고 세상을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뇌사 상태에 빠진 60대가 장기 기증으로 4명의 생명을 살리고 하늘이 별이 됐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달 27일 서울 강남세브란스병원에서 이훈씨(61)가 뇌사 장기 기증으로 4명을 살렸다고 7일 밝혔다.

 

이씨는 지난달 15일 잠을 자던 중 뇌출혈로 병원에 긴급 이송됐으나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 판정을 받았다. 이후 이씨는 가족의 동의로 폐장, 간장, 신장(양측)을 기증해 4명의 생명을 살렸다.

 

이씨는 생전에 “내가 떠날 때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좋은 일을 하면 좋겠다”고 자주 이야기했고, 가족들은 이에 고인의 뜻을 존중하고자 기증을 결심했다.

 

강원도 춘천에서 2남 2녀 중 막내로 태어난 이씨는 회계 사무소 부장으로 근무했다. 출신 고등학교 지역 회장을 맡을 정도로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했고, 항상 주변을 살피고 어려운 사람을 돕는 따뜻한 성품을 가졌다고 알려졌다.

 

이씨는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해 시간이 날 때마다 출사하러 다녔고, 카메라를 모으는 취미도 있었다. 가족의 특별한 날에는 항상 직접 사진을 찍어줬고, 이제는 그 사진들이 가족에게 소중한 선물로 남았다.

 

이씨의 딸 유주씨는 “아빠, 함께 하면서도 따뜻한 마음과 사랑을 나눠 주셨지만, 마지막 이별에도 다른 사람들에게 삶의 희망을 전해줘서 감사해요. 너무나 자랑스럽고 영원히 기억할게요. 하늘에서도 늘 저희 지켜봐 주세요. 아빠 사랑해요”라며 인사했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이삼열 원장은 “삶의 끝에 생명과 희망을 나누어 주신 기증자 이훈 님과 유가족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 또한 새로운 삶을 살아가실 분들이 건강을 되찾아 기증자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담아 사회에 따뜻함을 나누며 살아가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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