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중반, 안산은 염전과 공단이 공존하는 도시였다. 밥벌이가 안되는 염전을 손에서 놓지 못하는 풍식, 우유공장에 다니며 아버지인 풍식을 대신해 실질적인 가장 역할을 하는 딸 선영. 그리고 이들 가정을 위협하는 밀물처럼 밀려오는 중국산 소금.
산업화의 물결 속에 빠르게 변해가는 공간과 그곳에 남은 사람들의 생애를 그려낸 창작극 ‘염전이야기’가 13년 만에 관객을 맞는다.
안산문화재단은 연극 ‘염전이야기’를 오는 9월 26일~28일 소극장 보노마루에서 총 4회에 걸쳐 선보인다.
1990년대 중반, 염전과 공업단지가 공존하던 안산을 배경으로한 ‘염전이야기’는 2012년 초연 이후 2013년 전국 연극제 경기도대회에서 우수상을 받으며 호평을 받았다.
이번 무대는 13년 만의 재공연이자 원작자 김연민이 직접 연출을 맡은 무대라는 점에서 주목 받는다.
김연민 작가는 “염전은 산업화의 흐름 속에서 사라진 공간이지만 누군가의 삶의 터전이자 기억의 장소였다”며 “‘염전이야기’를 통해 지역의 잊힌 기억과 경계 위의 삶, 공동체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싶었다”고 전했다.
그는 지역의 역사와 공간의 기억을 무대 언어로 복원해 내며 산업화의 그늘 속에 가려졌던 안산의 과거 목소리를 끌어올릴 예정이다.
김 작가는 ‘염전이야기’로 2011년 ASAC 창작희곡공모 가작에 선정된 이후 2016년 한국연출가협회 신진연출가전 연출상 수상에 이어 2018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차세대 예술가 선정, 2022년 한국연출가협회 젊은 연출가상 등을 수상하며 사회적 시선과 공간적 기억을 테마로 한 무대 작업으로 평단의 주목을 받고 있다.
주요 작품으로는 ▲이카이노의 눈 ▲능길삼촌 ▲연꽃 정원 ▲전기 없는 마을 ▲숲의 체홉 ▲아르카디아 등이 있다. 특히 체홉의 고전을 동아시아 지역사회 맥락에 맞게 재해석한 번안 연출 시리즈는 비평계와 관객 모두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극의 효과를 극대화 하는 연출도 눈여겨 볼 만하다. 소극장 보노마루의 가변석 구조를 활용해 염전을 상징하는 무대를 구현할 예정으로 관객은 연극적 공간에서 과거의 시간과 현재의 정서를 함께 경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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