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남시, 문화로 그린 ‘청렴’…연극·뮤지컬에 담은 신뢰의 가치

하남시가 7일 오후 시청별관 대강당에서 연극과 강연 등이 어우러진 청렴콘서트를 열고 있다. 하남시 제공
하남시가 7일 오후 시청별관 대강당에서 연극과 강연 등이 어우러진 청렴콘서트를 열고 있다. 하남시 제공

 

“청렴이 시민의 신뢰를 지키고 공직자의 마음을 바로 세우는 힘이라는 걸 다시 느꼈습니다.”

 

7일 오후 2시께 하남시청 별관 2층 대강당. 무더위 속에서도 200여명의 공직자가 차분하면서도 묘한 설렘으로 가득했다.

 

문화예술도시를 지향하는 하남시는 딱딱한 청렴교육의 틀을 깨고, 연극과 강연, 뮤지컬이 어우러진 ‘청렴 콘서트’로 공직자들의 마음을 두드렸다.

 

공연이 시작되기 전 이현재 시장이 무대 중앙에 올랐다. 그는 차분한 목소리로 “청렴은 시민 앞에서 공정함을 보여주는 공직자의 가장 중요한 덕목”이라며 “청탁·뇌물수수뿐 아니라 갑질, 부당지시, 직장 내 괴롭힘까지도 청렴을 해치는 행위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잠시 객석을 둘러본 이 시장은 “배려와 원칙, 그리고 자기관리까지 모두가 청렴의 토대로 오늘 이 시간이 공정하고 신뢰받는 하남시를 함께 만들어가는 새로운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행사는 신소영 아나운서의 또렷하고 차분한 사회로 이어졌다. 그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자, 대강당은 공연의 첫 장면을 기다리는 집중된 공기로 가득 찼다.

 

첫 순서는 연극 ‘청렴의 갈림길’. 김민식·박강원 배우는 퇴직한 선배 공직자와 현직 후배로 나서 청탁을 둘러싼 갈등과 유혹의 순간을 실감나게 그려냈다.

 

퇴직한 선배 공직자가 현직 후배 공직자에게 “이번에 시가 추진하는 사업을 우리 딸에게 좀 맡겨주면 안되겠나, 부탁 좀 하겠네 절대 걸릴 일 없어”라는 대사가 울리는 순간, 객석의 숨소리마저 잦아 들었다.

 

누군가는 고개를 가로 저었고, 누군가는 팔짱을 낀 채 깊은 생각에 잠겼다.

 

후배의 망설임과 흔들리는 눈빛이 이어지자 관객들은 스스로의 선택을 가늠하는 듯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분위기를 이어 받아 청렴교육을 진행할 한유나 강사가 무대에 올랐다. 그는 법령과 규정을 넘어, 일상 속 부패의 그림자를 짚어냈다. 아울러 퀴즈와 즉석 질문을 통해 객석의 분위기를 끌어 올렸다.

 

한유나 강사는 “작은 행위라도 경계를 명확하게 세워야 해야 한다”며 “‘이 정도쯤은 괜찮겠지’하는 식으로 스스로의 행위를 계속 합리화 하다 보면, 결국 큰 부패에도 둔감해 질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렇기 때문에 사소한 행동 하나에도 늘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미를 장식한 건 뮤지컬 갈라쇼였다. 김은결·조이안·이나영 세 뮤지컬 배우로 구성된 ‘더 브라이트 M’이 ‘지금 이 순간’(지킬앤하이드)으로 강렬하게 문을 열었다. 이어 ‘사랑은 열린문’(겨울왕국)과 ‘나는 나만의 것’(엘리자벳)까지 드라마틱한 공연이 이어질 때마다 관객의 표정은 점점 환해졌다. 앵콜곡 ‘Dancing Queen’(맘마미아)이 울려 퍼지자 대강당은 손뼉과 웃음으로 가득 찼다.

 

청렴이라는 가치를 문화와 예술로 풀어낸 무대. 이날의 콘서트는 하남시가 지향하는 ‘품격 있는 행정’과 ‘문화예술도시’의 비전을 한 장면에 담았다. 행사가 끝난 뒤에도, 공직자들의 마음속에는 청렴을 실천하겠다는 분명한 의지가 남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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