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밴부터 픽업까지…현대차·GM, 기술 동맹 미래차 선점” [한양경제]

현대자동차·GM 지난해 MOU 후 협력 강화
현대차·GM 상호 강점 활용 경쟁력 확보
GM 공급망과 현대차 플랫폼 각자 활용 가능
완성차 부품 공급 업체 양사 협력 수혜 전망

이 기사는 종합경제매체 한양경제 기사입니다

 

왼쪽부터 메리 바라 GM 회장 겸 CEO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해 9월 MOU를 체결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왼쪽부터 메리 바라 GM 회장 겸 CEO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해 9월 MOU를 체결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와 제네럴 모터스(GM)가 북미와 중남미 시장 공략을 진행하며 협력을 구체화하기 시작했다. 현대차는 중국 자동차 업체들이 성장하고 미국이 자동차에 관세를 부과하는 상황에서 GM과의 협력을 확대하는 중이다.

 

중국 자동차 업체들은 중남미에서 영향력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 중국 전기차 기업 BYD의 브라질 자동차 판매량은 약 5만1,299대로 현지 수입차 시장 점유율의 72%를 기록했다. 같은 해 1월부터 10월가지 중국 자동차 수출도 멕시코가 약 38만대로 두 번째로 많았다.

 

여기에 미국이 부과하는 자동차 관세도 현대차에 새로운 부담 요인이다. 지난달 3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SNS를 통해 한국과 15% 관세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미국에 수출되는 한국의 자동차는 무관세에서 유럽연합 및 일본과 동일한 관세율을 적용 받게 된다.

 

현대차는 부담 요인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미국 GM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앞서 현대차와 GM은 지난해 9월 포괄적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2028년까지는 공동 개발할 차량 5종을 북미와 중남미에 출시할 예정이다.

 

김경유 산업연구원 연구원은 “현대차와 GM이 협력을 통해서 중국 업체들을 견제하고 강점들을 활용해 중남미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겠다는 부분이 있을 것”이라며 “관세 같은 경우 현대차는 미국에서 생산을 해야하는데 단기간에 느리는데 한계가 있으니 GM의 생산설비나 부품 공급망 같은 것을 공유해 시너지를 얻으려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GM과 현대자동차 로고. GM
GM과 현대자동차 로고. GM

 

■ 양사 강점 활용해 협력 강화

 

현대차와 GM은 협업을 통해 주요 전략 분야 상호 협력, 생산 비용 절감, 효율성 증대 등의 방안을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잠재적인 협력 분야는 △승용·상용 차량 △내연기관 △친환경 에너지 △전기·수소 기술 공동 개발·생산 등이다.

 

양사의 협력은 각 업체들의 강점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실제 2028년 출시를 목표로 공동 개발하는 차량의 경우 GM은 중형 트럭 플랫폼을 개발하고 현대차는 소형 차종 및 전기 상용 팬 플랫폼 개발을 주도하게 된다. 중남미 시장에는 중형 픽업, 소형 픽업, 소형 SUV가 공급된다. 북미 지역에는 전기 상용 벤이 공급될 예정이다.

 

북미 및 남미에서의 소재·운송·물류에 대한 공동 소싱 이니셔티브도 추진된다. 원자재, 부품 복합 시스템 등에서의 협력도 검토 중이다. 탄소저감 강판 분야에서의 협력 가능성도 모색한다.

 

김경유 연구원은 “자동차 산업이 기술적으로 해야할 부분이 많다 보니 혼자 하는 전략은 어렵다”며 “미래 기술 등도 공유하는 부분으로 확장하는 교두보로도 이번 협력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전경. 현대자동차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전경. 현대자동차

 

■ 공급망 및 플랫폼 활용 목적

 

현대차와 GM의 협력에는 중국 자동차 업체에 대한 견제에 더해 양사의 공급망과 플랫폼을 활용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고 풀이된다.

 

GM은 지난해 9월 미시간주 본사 인근에 전기차 배터리 제조라인을 만들기로 결정하고 생산라인 구축을 시작했다. 올해 6월에는 미국 내 공장에 2년간 40억달러(약 5조5,0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미국 내 차량은 200만대 이상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는 올해 3월 미국 조지아주에 위치한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준공했다. 해당 공장은 연간 약 30만대의 전기차를 생산할 수 있다. HMGMA의 제조 혁신 플랫폼에는 인공지능 기반 지능형 제어 시스템과 친환경 저탄소 공법 등이 포함된다.

 

김광식 교보증권 연구원은 “GM 입장에서는 스마트 팩토리의 생산 혁신이 일어나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 생산을 따라가기 위해 현대차와 협력하는 부분이 클 것”이라며 “현대차는 스마트 팩토리 플랫폼들을 확장시키고 미국 내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는 부분들로 시장 지배력을 올라가게 하고 싶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현대차의 하이브리드 자동차 2024 싼타페. 현대자동차
현대차의 하이브리드 자동차 2024 싼타페. 현대자동차

 

■ 하이브리드 차량 공급사 수혜 가능성

 

현대차와 GM의 협력 확대와 함께 완성차에 부품을 공급하는 업체들이 수혜를 볼 가능성도 제기된다. 생산량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부품사들의 공급량도 증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시장에서는 하이브리드 차량 부품 공급사들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는 중이다. 중남미 지역에 픽업트럭을 출시하겠다는 발표가 있었지만 해당 시장의 규모는 크지 않다. 지난해 픽업 트럭 시장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지역은 64.41%의 점유율을 기록한 북미다.

 

김광식 연구원은 “현대차 입장에서 픽업 트럭을 통한 세그먼트 확장이 목적이었으면 북미가 아닌 중남미 지역을 타겟으로 한다고 발표해서는 안됐다”며 “픽업 시장이 그렇게 큰 시장이 아니므로 현대차가 협력하는 건 다른 목적이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이어 김광식 연구원은 “GM과 협력이 어느정도 진행되면 부품사들 입장에서는 좋은 사업환경이 펼쳐질 것”이라며 “에스엘이나 하이브리드 모터를 공급하고 있는 SNT모티브 등에 수혜가 있을테고 가장 수혜가 큰 업체는 현대모비스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현대모비스의 주가는 전날 종가인 28만6,000원에서 지속 상승해 현재 29만원대에서 거래가 이뤄지는 중이다. 하이브리드 차량에 고전압 배터리를 공급하는 에스엘도 6일 종가인 3만2,900원에서 상승한 3만4,000원대에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향후 하이브리드 차량에 대한 부품 공급사를 제외한 업체들도 수혜를 볼 가능성도 있다. 현대차가 향후 GM과의 협력과 관련해 다양한 방안들에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이번에는 북미와 중남미 쪽을 언급했지만 향후 여러 지역에서의 협업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며 “협업을 해서 잘되거나 안되는 상황들을 모니터링해보고 이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조정을 계속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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