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종환(농촌진흥청 공보관)
얼마전 GMO를 반대하는 민간단체에서 수원역에서부터 시위를 하며 농촌진흥청을 방문하였다. GMO 안전성 연구 포장도 직접 둘러보았으며, GMO에 대한 깊이 있는 토론의 자리도 가졌다. 모두가 평화적으로 진행되었다. 지난 9월18일 가진 농촌진흥청에 대한 정기국회 국정감사에서 국회의원들이 주문한 내용과 같이 ‘안전성 문제를 철저히 검증하라’는 요구가 있었으나 GMO에 대한 이해를 한층 깊게 하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사실 GMO의 필요성은 누구나 인식하고 있다. 다만, 안전성에 대한 의구심이 있기에 문제 해결을 위한 여러 계층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여긴다. GMO의 안전성 이해는 농작물의 발전 과정에 대한 이해와 함께 한다. 오랜 옛날 인류는 자연상태 그대로를 먹고 살았다. 그러나 인류가 늘어나면서 오늘날 우리가 먹는 쌀, 채소, 고기 등은 보다 많은 생산을 내기 위해 개량된 결과물이다. 초기에는 자연교배만으로 유전자 재조합이 이루어져 개량되었다. 그후 인공교배 등을 거쳤고 과학이 발전하면서 최근에는 사람이 직접 유전자를 조작하는 생명공학기술에 까지 이른 것이다. 즉 GMO는 농산물의 효용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유전자가 재조합된 것이다. 과학적으로 보면 품종개량의 한가지 방법에 불과하다. 다만, 기간 단축 등 효율화를 위해 방법이 개선된 것 뿐이다.
무엇보다도 GMO는 특성이 명확한 유전자만을 육종 목표가 분명한 농작물에 도입하므로 목적 이외의 특정 개체가 출현할 가능성은 없다. 특히 오랜 기간의 광범위한 연구 결과 GMO가 안전성에서 재래 방법에 의해 생산된 농작물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과학자들은 증명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명성이 있는 학술지로 논문이 실린 경우 큰 명예가 되는 ‘네이쳐(Nature)’지 2001년호에는 GMO인 유채, 감자, 옥수수를 대상으로 10년간 안전성 연구 결과로 환경이나 인체에 대한 위해성을 발견할 수 없었다는 내용이 발표되었다. 국제적으로는 2000년 1월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GMO의 환경 및 인체 안전성 확보를 목적으로 한 국제 규범인 ‘바이오안전성의정서’가 채택되었다.
한편으로 99년 식품의약안전청에서는 ‘GMO식품, 식품첨가물의 안전성평가자료심사지침’을 제정하였다. 이에 따라서 제초제저항성 콩에 대해 1년여의 심사과정을 거쳐서 안전성을 확인하였다. 최근에는 해충저항성·제초제저항성 옥수수의 안전성 검토 후 수입을 승인하였다. 현재도 면화 등 7종의 GMO에 대한 식품안전성을 심사중이다. 농산물 생산과 수입을 관장하고 잇는 농림부에서도 2002년에 ‘유전자변형작물의 환경위해성평가심사지침’을 고시하고 GMO의 환경적 안전성 검정체계를 구축하고 국민들의 염려를 대비하고 있다. 이러한 우리 나라의 GMO에 대한 안전성 관리는 학계나 기업에서 지나치게 까다롭다고 불평할 정도로 철저하다고 말할 수 있다. 선진국이나 국제기구 등에서 추천하는 일반적인 관리 규범에 비추어 볼 때에도 적절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인류에게 중요한 수단으로 이용되는 불이나 자동차 등이 위험한 것이라고 여기는 사람이 많다. GMO도 마찬가지이다.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하되, GMO가 인류에게 가져다 줄 수 있는 이득에 대해 균형된 시각을 갖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부정적인 시각으로 일방적인 매도는 곤란하다. 이렇게 설명하고 보니 친구가 던진 질문이 새삼 생각난다. “너는 GMO 먹는가” 물론이다. 부담없이 먹는다. 즐겨먹는 두부나 콩나물이 대표적이다.
사람에게 좋다고 수십년 먹던 의약품이 문제가 되어 폐기되는 경우가 있다. 미쳐 몰랐던 특이한 부작용이 오랜 시간 점검된 결과이다. 약품이나 검정되지 않은 채로 먹는 보양식품보다도 통계적으로 더욱 안전한 것이 GMO라는 평가이다. 그러나 돼지고기를 먹을 때 배탈이 나거나, 고등어를 먹으면 두드러기가 나는 특이체질이 갖는 정도가 GMO에서 거론되는 문제 수준이다. 그러나 0.001%의 확률도 개인적으로는 100%일 수 있다. 따라서 GMO의 안전성 연구는 철저히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나 미래 농업의 비전으로 등장하고 있는 GMO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은 떨쳐버리자. 의약품을 개발하는 연구자를 믿듯이 GMO를 개발하며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두고 있는 연구자의 양심을 믿고 함께 문제를 푸는 의식을 갖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