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병원의 친절’

/손병관(인하대병원 진료부원장)

‘아무개씨 계십니까?’‘예, 그분의 전화번호는 xxxx인데요 제가 한번 돌려보겠습니다만 혹시 연결이 안되면 그 번호로 다시 하십시오’

‘예 고맙습니다’로 이어진 전화 대화로 기분 좋은 하루를 시작하려는 데 사무실에 쌓여있는 결재서류 속에서 오늘도 병원에서 마찰이 있었던 보호자의 ‘고객의 소리’ 함에서 나온 내용이 기분을 상하게 한다.

몸이 아파 병원을 찾은 환자 그리고 보호자에게 병원의 모든 직원은 최선을 다하여 봉사하여야 한다. 서비스라는 말이 그대로 적용되어야 하는 대표적인 곳이 병원이라는 것을 인정한다. 그리고 환자나 보호자에 의해 지적된 직원에게 어떤 형태로든 시정하도록 지시한다.

직원과 이야기 하는 과정에서 드물게는 오해 속에 그런 부딪침이 있었던 것을 알게 되는 때도 있다. 또한 병원을 찾는 분들이 병원에 대한 편견이 있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병원과 000에는 아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이런 말이 나온 것 자체에 병원에 근무하는 사람으로서 부끄러움을 갖는다. 최소한 병원에서는 그런 불만이 나오지 않도록 모든 이들에게 공평하게 잘 해드려야 하는데 그렇지 않게 느끼는 분들이 있다는 생각에 더 많은 교육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한다.

그러나 병원에 대한 오해에서 불만을 이야기하는 것은 없었으면 한다. 순서를 잘 지키며 열심히 환자를 관리하는 외래 직원에게 ‘너희들 직원 아는 사람이 오면 먼저 해 주는 것 다 알고 있어. 왜 이렇게 기다리게 하는 거야!’라며 고성을 지르는 보호자의 말 끝에 ‘나도 전에 다른 병원에 있었기 때문에 다 알고 있단 말이다’라는 말을 듣고는 사실이 아니기를 바라며 혼자 쓴 웃음을 지은 일도 있다.

최선을 다하여 봉사하는 것을 모든 환자들이 느끼는 병원이 되도록 노력하는 것이 우리가 할 일이라는 다짐을 하는데 뒷 장 ‘고객의 소리’의 내용 ‘작은 것까지도 자세하게 설명해 주신 의사선생님이 고마웠어요’ ‘별거 아닌 일에도 친절하게 안내해 주신 간호사에게 감사 드립니다’라는 칭찬의 소리에 다시 힘을 얻고 진료실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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