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6대 대선은 여당도 야당도 패하고, 감성의 정치가 승리한 선거였다. 95%의 일방적 표심에서 나타난 지역감성, 안정 속에 변화를 바라는 기성세대보다 새로운 변화와 개혁을 열망하는 신세대, 네티즌세대가 주도하는 선거였다.
지금까지 정치인들이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지 않고 정권을 위한 국민 선동정치, 지역주의 정치를 함으로써 지역간·세대간의 대립과 갈등, 시기와 반목, 불신과 분열을 조장하여 편가르기 정치를 한 결과에 대한 네티즌세대들의 시위였다.
김대중 정부의 대북 햇볕정책은 신세대들의 북한에 대한 민족의식이 감성으로 다가와 세대간의 남남(南南)갈등을 낳게 하였고, 대선을 앞두고 불거진 미국 장갑차에 의한 여중생 사망사건은 국민 감성을 자극하여 월드컵 축제 때처럼 촛불시위로 번져 신세대들의 반미감정이 기존의 가부장적 보스정치, 엘리트 정치에 대한 반목과 대립으로 이어져 네거티브로 작용하였다.
이같은 네티즌 세대들의 사이버 공간을 이용한 사회적 주류인 기성세대에 대한 불신과 공격은 지식인들을 침묵하게 만들었고, 정당, 사회지도층, 가부장(家父長), 미디어매체들은 구경꾼이 되고 말았다.
사회 비판을 해야 할 지식인들이 입을 다물고 방관할때는 국가 발전이 중심축을 잃고 방황하게 된다. 사회정체성이 해체되어 어느 방향으로 튈지 몰라 국민들은 불안해하고 무기력해 진다. 이성이 아닌 감성이 지배하는 사회가 되어서는 계층간의 갈등이 심화되어 또 다른 혼란을 초래하게 된다.
새로 당선된 대통령은 이성(理性)의 정치를 통하여 변화와 개혁에 대한 뚜렷한 비전을 제시하고 국민통합과 화합의 정치를 정착시킴으로써 국민들로부터 존경받고 국가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대통령이기를 바란다.
/이연섭기자 yslee@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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