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강연에서 들었던 이야기이다. 인간관계 심리학을 전공한 학자가 일생을 두고 두 부부를 연구하였다. 한 부부는 둘 다 재능도 뛰어나고 나무랄데 없는 선남선녀였다. 그렇지만 다른 부부는 평범하고 큰 개성도 없는 편이었다.
빼어난 아내를 두었던 첫 번째 부부의 남편은 ‘아내는 이 한 가지 단점만 제외하고는 완벽한 여자야. 내가 어쩜 이렇게 좋은 여자를 만났는지!’ 마음 속으로 늘 감탄을 했다. 그렇지만 아내에게는 “여보! 이 점을 꼭 고쳐. 당신은 이걸 반드시 고쳐야 한다고…”라는 말만 반복했다. 그 단점만 고친다면 정말 환상적이겠다는 즐거운 상상과 함께…. 반면 또 다른 남편은 아내에게 만족스럽지 않았다. 둥글둥글, 평범하기만 했지 매력도 없고 단점도 많은 여자였다. 하지만 같이 살려니 혼자라도 최면을 걸어야겠다 결심하고, 좋은 점을 계속 상기하며 격려를 했다.
이렇게 살기를 20년. 두 부부는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게 되었을까. 아내가 거의 완벽한 여자라고 믿었던 남편은 히스테릭하고 부정적인 생각으로 가득 차 있는 쭈그렁 여인을 발견하고 놀랐다. 학자의 말로는, 이 여자는 남편이 단점만 일깨우는데 질려서, 즉 사랑받지 못해서 시들시들 시든 꽃과 같이 되었다는 것이다.
오히려 남편에게 칭찬의 말을 들은 여자는 ‘이 여자가 이렇게 변할 수 있다니!’라는 생각을 할만큼 여유있고 멋진 중년 여성이 되었다. 그 남편도 아내의 변화한 모습을 보며 놀라워했다. 이들의 결혼 생활이 행복했음은 두 말할 나위가 없겠다. 두 남자의 인생을 대하는 사고 방식이 달랐기에 결과도 달랐다.
성경에 따뜻한 말은 생명나무와 같다고 했다. 정말 한 입에서 나오는 말이 사람을 죽이고 살린다. 그래서 천 냥 빚도 갚을 수 있는 말, 입에 달린 칼과 같은 혀(말)라고 했던가. 별 생각 없이 했던 말이 자녀에게, 직장 동료에게, 친구에게 상처를 주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러나 활을 떠난 화살이니 돌아올 리도 없다.
상담가 로렌스 크랩은 ‘격려란 사람들로 하여금 어려운 삶속에서도 훌륭한 사람이 되기를 갈망하도록 돕는 작은 친절’이라고 했다. 사람이 사람에게 영향력을 미치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아마도 격려라는 은은한 빛은 그 중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것일 터이다.
/서수봉(한국토지공사 경기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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