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봉급을 전부 쏟아 부은 직장인, 카드대출을 받고 퇴직금을 털어 넣은 사람, 회사공금을 횡령하거나 목숨을 포기한 사람까지 있었던 로또의 열기는 시들지 않고 있다. 신문 한 귀퉁이에서는 당첨의 가능성이 몇백만 분의 일이고 당첨된 사람들이 한결같이 몇 년뒤에는 비참한 삶을 맞이했다는 이야기를 전하기도 하지만 대문만하게 실리는 당첨금액과 당첨자의 이야기는 대박의 환상을 계속 부채질하고 있다. 추첨일인 토요일에는 TV시청률이 뛰어 오르고, 인터넷 복권에, 당첨확률을 높이는 프로그램과 안내서적까지 나오고 ‘로또중독’이라는 신조어까지 나왔다. 심지어는 어린이 문방구에서도 도박이 성행하고 있다고 한다. 가히 전국이 ‘도박공화국’이 된 듯하다.
지나친 열기에 정부에서도 대책을 강구한다지만 신뢰가 가지 않는다. 왜냐하면 로또복권은 정부의 몇 개 기관이 연합해서 발행을 하고 그 돈으로 정부의 사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내심 복권 열풍이 지속되기를 바라고 있다. 그러나 정부의 일을 위해서는 세금을 통해서 재정을 조달하는 것이 정상적이다. 정부가 복권을 발행하는 것은 자금마련이 어렵다는 이유로 서민들의 호주머니를 후려내고 있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정부가 복권을 통해서 땀흘리며 성실하게 일하는 사람을 어리석은 사람으로 치부하는 사회풍조를 조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돌이켜보건대 복권과 도박을 부추겼던 나라치고 건강하고 국민을 위한 나라는 없었다. 중국의 진나라는 만리장성을 쌓기 위해 복권을 활용했고, 로마의 아우구스투스와 네로가 노예, 집 등을 걸고 복권을 팔아 국가자금으로 썼다고 하는데 그 국가의 종말과 지도자의 말로를 돌이켜 생각해 볼 일이다.
로또복권의 광고에는 멋진 주택과 고급 자동차를 앞에둔 인기 연예인이 웃는 모습과 함께 ‘인생역전할 수 있다’고 적혀있다. 그러나 복권에 인생을 걸다가는 ‘역전인생(驛前人生)’이 될 수 있다. 온 국민을 도박심리와 한탕주의에 물들게 하는 로또복권은 폐지되어야 한다. 정부는 ‘열심히 일하는 보통사람이 부자되고 대접받는 사회풍토와 제도’를 정착시키는 데 노력해야 한다. 국민을 도박꾼으로 내몰아갈 수는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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