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인대감’이란다. 미소, 인사, 대화, 감사의 첫 글자만 딴 것으로 항상 얼굴에는 미소를 짓고, 목례의 인사를 하며, 대화를 할 때는 ‘잘 알았습니다’등의 완충적인 용어를 자주 사용하고, 감사하는 마음가짐을 가지도록 기억하고 실천하면 친절이 몸에 배게 된다고 얼마 전 외부강사를 모셔다가 친절에 대한 얘기를 듣는 기회에 기억에 남은 말이다.
외국사람들은 어릴 때부터 사람들과 인사하고 얘기하는 습관을 길러서인지 처음 만나는 사이임에도 미소짓거나 문안인사를 예사로 듣게된다. 특히 서비스업 쇼핑센터에서 일하는 종업원들은 고객들에게 ‘오늘 안녕하십니까’를 하루종일 물어대니, 소소한 물건하나 사면서 대답하기가 귀찮을 정도다. 그러나 우리는 문화적인 차이로 인해 의도적이지 않게 한국사람들은 왜 그리 무뚝뚝하냐는 얘기를 외국에서 살다가 몇 번 들었던 기억이 난다.
그러나 국제화·세계화 시대에서 점차 변해가고 있는 것을 느끼고 있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이웃 간에 인사하는 예가 늘어가고 있고, 길가에서 몸이 부딪치면 미안하다고 말하는 예도 늘고 있다. 사회가 이렇게 변해 가는데 행정이 변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경인지방노동청장으로 부임하던 날 과거와는 다른 느낌이 있었다. 직원들과 인사를 나누는데 노랑색 어깨띠를 두른 사람들을 볼 수 있었고, 그 어깨띠에는 ‘친절도우미, 친절히 모시겠습니다’라는 글귀가 적혀져 있었다.
1년 전 미국코넬대학 객원연구원으로 떠날 때, 그리고 그 이전에도 변하고 있다고만 생각했지 실제 느껴보지는 못했는데, 이제는 행정담당자들도 많이 변해가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노동행정기관은 행정업무와 사법업무를 같이 담당하고 있다. 친절만으로 모든 것이 해결된다고 볼 수는 없겠지만, 고객의 격려이든 질책이든 교만하지 않게 귀담아 듣고 해결책을 최대한 같이 찾아보는 것이 행정기관이 실천해야 할 친절이라고 생각해 본다.
오늘도 이메일을 열어본다. 끝에 이런 문구가 적혀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 미소를 짓고 하루를 친절하게 그리고 감사하게 보낼 수 있는 자신감이 생긴다.
/조정호.경인지방노동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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