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로부터 우리네 조상들은 매사에 여유로운 마음을 갖는 것을 삶의 으뜸으로 생각하고 제일의 미덕으로 여겨왔다.
어떠한 어려움과 절박한 상황에서도 당황하거나 서두르지 않고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대처해 나감으로써 오히려 현명하고 슬기로운 결과를 얻어내는 지혜를 후손에게 물려주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조급하고 성급한 마음속에 여유를 잃어버리고 말았다. 무엇이든지 급하게 해치워야 하고 남보다 뒤에 서서는 견디지를 못한다. 그러다보니 무리와 졸속이 따르고 자신의 뜻을 이루지 못할 뿐만 아니라 남에게 피해를 주는 결과를 빚기도 한다.
우리의 생활주변에는 수없이 많은 분야에서 여유를 잃은 급한 마음들이 부딪히어 삐걱거리며 톱니가 물리지 않은채 굴러가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우선 거리에서의 우리의 모습을 보자.
앞의 신호가 열리기가 무섭게 출발을 재촉하는 뒷차의 경적소리, 늘어선 출퇴근길 차선에 예고없이 끼어드는 얌체차량, 고속도로에서 안전운행을 하고 있는 앞승용차를 잡아삼킬 듯 뒤쫓는 대형화물차들의 무서운 질주, 정말 아찔하고 무서운 순간들이다. 기차역에서 지정된 자리가 기다리고 있음에도 뛰는 모습, 각종 예매소에서 앞사람이 누구이건 슬슬 밀어붙이는 모습, 우리의 성급한 마음이 빚어내는 조급하고 각박하기 이를데없는 부끄러운 우리의 모습이다.
이러한 여유를 잃은 우리의 모습들은 나라밖에서도 수없이 나타난다. 외국공항에서 탑승수속을 할 때 길게 늘어선 대열에서 내차례를 걱정하는 편치 못한 얼굴, 외국식당에서 큰소리로 식사를 독촉하는 모습은 부끄럽기 이를데 없는 우리의 얼굴이다. 해외진출한 우리기업이 현지고용인들에게 생산을 독촉하는 ‘빨리빨리문화’는 상품의 질을 떨어뜨려 경영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
여기에서 우리는 잠깐 발을 멈추고 여유를 잃어 흐트러진 자신의 모습을 추스릴 때이다. 마음의 여유를 되찾을 때인 것이다. 여유를 가지고 사리를 판단하며, 느긋한 마음으로 상대방을 이해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기회를 기다릴수 있을 때 건전한 거리와 신뢰의 사회에서 글로벌화시대에 우뚝 설 수 있으며 경쟁력있고 성숙된 자기모습을 스스로 발견할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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