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가정성화에 관한 특별강론을 하면서 자녀는 세명은 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적이 있었다. 모두가 하나 아니면 둘을 키우겠다는 현실에서 셋째를 낳으라는 신부의 말이 귀에 거슬렸는지 어떤 자매님이 벌떡 일어나 “신부님, 애를 낳아 줄테니 신부님이 키우세요”라는 말을 듣고는 할말을 잃어 버렸다. 교육비가 얼마인데 자식을 세명이나 키우라고 하는지 세상물정을 모르는 신부가 이해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생명을 더 이상의 축복으로 받아들이지 않은 세태(世態)….
빈틈없이 준비했던 피임의 실패, 계획하지 않는 임신, 낙태로 점점 늘어나는 버려지는 생명들, 급기야 임신된 아기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등장하는 낙태약 시판에 대한 허용의 목소리, 삶의 질적 향상을 추구하는 현대인들의 개인적인 가치관과 이기적인 경제논리속에 희생되고 죽어가는 수많은 어린 영혼들….
누군가는 ‘그만’이라고 외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여 보지만, 신부의 빈약한 논리로 태산처럼 밀려오는 저 거센 파도를 어찌 막아야 하는지 고민에 휩쌓이게 된다.
늘어가는 자녀의 존재로 더이상 희생을 강요당하지 않겠다는 젊은이들의 이기적이고 편위주의적 사고방식에서 어떻게 생명을 지켜내야 하는 것인지 답답하기 그지 없다.
아들 하나, 딸 하나 오로지 맏이들로만 가득한 세상에서 이젠 교회가 나서야 한다고 생각한다. 욕심만으로 자녀를 키우는 것이 아니라 형제간의 우애와 사랑, 그리고 이해와 양보속에 희생을 배우는 가족이어야 하는데….
내가 세상에 온 것은 “내 양들이 생명을 얻고 더 얻어 풍성하게 하려고 왔다”(요한 10, 10)는 예수님의 말씀처럼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을 셋째를 위해 작은 교회인 가정이 “생명의 성역”으로 제 모습을 찾도록 교회가 나서야 한다.
“인류의 미래는 가정에 달려 있습니다.” (가정공동체 86항)
/송영오.인덕원성당 주임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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