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대학의 패러다임 전환과 전략경영

최근 정부가 발표한 대학구조개혁의 골자는 경쟁력 없는 대학의 문을 닫게 하겠다는 것이다. 그동안 대학들이 특성화를 비롯해 경쟁력을 갖추기보다는 백화점식 종합대학의 규모경제를 중시한 결과라 여겨진다.

이번 정부의 조치는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한국 대학교육의 질적 향상과 대학의 역할변화를 위한 기회라 여겨지며 대학 경쟁력 강화를 위해 그동안의 문제점과 새로운 패러다임의 전략을 제시하고자 한다.

무엇보다 기존의 캠퍼스 중심사고에서 탈피해야 할 시점에 처해있고 학습방법의 혁신과 교수 위상의 변화, 그리고 커리큘럼 등의 개혁이 요구되고 있다. 이런 변화는 주로 학습자의 특성변화와 열린 고등교육 체제로의 변화, 그리고 가상대학 등 비정형적인 체제의 등장에서 비롯되고 있다. 이에 대학들은 질(質) 관리 체제를 도입하고 평생교육 체제와 자율화·다양화·특성화를 근간으로 하는 대학의 장단기적 비전을 제시하고 생존을 위한 자구책을 제시해야 한다. 또한 대학도 비영리조직으로서 과학적 관리기법과 경영학적 기법의 적용을 해야 한다고 본다면 경영학에서 사용하는 전략적 패러다임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변형해 경영에 응용할 것인지도 연구해야 한다.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갖는 것처럼 대학은 우수한 인재를 양성해야하는 사회적 책임을 지고 있다. 대학의 사회적 책임과 소명은 분명하지만 현실의 문제는 만만치 않다. 이 괴리를 극복하고 대학발전의 바람직한 모델을 제시하고 구축해 나가기 위해 전략적인 계획수립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 무엇보다도 대학의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현실은 새로운 학문과 정보를 어떻게 연구하고 가공해야 효과적인 미래를 맞이할 수 있을지 예측하기 어렵다. 이제 대학은 인력자원 등 인프라 구축에 발벗고 나서야 한다. 물리적 자원뿐 아니라 이미지를 어떻게 디자인할 것인가도 중요하다.

대학 패러다임의 변화는 대학구성원들의 새로운 자세를 요구하고 있다. 새로운 자세는 전문성, 창의성, 수월성 등으로 집약될 수 있다. 미래는 상품경쟁의 시대가 아니라 인간경쟁의 시대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 교수의 역할 또한 종래의 스승이라는 개념 이상의 역할 정립이 요구된다.

향후 고등교육 체제는 사회·문화·정치적 변화에 따라 그 구조와 운영 면에서 이러한 변화를 수렴해 재구조화해야 하는 동시에 미래지향적 자기 발전과 생존을 추구해야만 한다. 단순히 대학의 정원을 줄이고 재정을 확보하고 교수를 채용하는 것만으로 이 사회가 요구하는 대학의 경쟁력을 채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지식경영의 실용화를 부르짖는 현실은 대학의 기능과 역할의 커다란 변화를 필요로 하는 반면에 새로운 세기에 걸맞은 패러다임에 탄력적인 대응을 요구하고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강준의 용인대 기획심사과장.경영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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