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꿈을 현실로 만드는 여성들

며칠 전 꿈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도전하는 씩씩한 여자들을 스물세 명이나 만나는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경기도여성능력개발센터의 창업지원실은 43%라는 전국 최고의 창업 성공률과 지자체 최고의 역사를 자랑한다. 벤처 성공률이 매우 낮은 현실에서 유망한 여성CEO들은 한국사회에서 보물 같은 존재이다. 스물세명의 여성들은 차근차근 창업준비를 해 온 입주 신청자들이었다.

쟁쟁한 사람들이 많은 자금과 기획력을 바탕으로 시작해도 어려운 창업을 어떻게 ‘전업 주부 출신’의 여성들이 이처럼 높은 성공률을 거둘 수 있을까? 많은 사람들이 이 점을 매우 궁금해 한다.

여성기업에 일 대 일로 비즈니스와 개인 문제까지 상담하는 등 철저히 여성의 삶과 눈높이에 맞춘 여성친화적 창업지원시스템이 좋은 이유도 있지만, 여성창업자들의 특성도 주목할만 하다고 생각한다.

최근 부부 창업의 증가 추세를 반영하듯, 40대 중반의 여성이 신규개발 제품을 가지고 입주 신청을 했다. 과거 대기업 제품개발실에 근무했으나 결혼 후 자녀 양육에 전념한 여성이었다. 창업도 남편이 개발자이고 자기는 자금과 영업을 담당한다고 하니, 우리 센터의 기존 업체와 성격도 사뭇 틀리고 이 정도 제품이라면 얼마든지 규모가 상당한 타기관 보육센터 입주가 가능할 것 같아 굳이 이곳에 들어오려는 이유를 물었다. 이에 그녀는 ‘나는 입주해 일하면서, 이곳에서 하는 비즈니스 전문교육을 모두 배워 명실상부한 여성 CEO가 되고 싶다’고 눈물을 글썽이며 말하였다. 무늬만 사장이고 실제 경영권은 남편에게 있는 게 아닐까 일말의 의구심을 갖고 있던 나는 내 섣부른 지레짐작을 반성했다.

곳곳에 숨어있는 잠재력 있는 여성들을 제대로 지원만 한다면 그 여성과 가정을 살릴뿐더러 일자리를 창출하고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는 것이다. 이런 면에서 여성인적자원개발에 대한 ‘제대로 된 지원’은 매우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투자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비록 그 중 일부는 실패할 수도 있고, 혹은 가시적인 성과가 더디 나타난다하더라도 말이다. 그래서 경기도여성능력개발센터는 여성창업지원의 새로운 역사쓰기를 멈출 수 없는 것이리라 생각한다.

/조 정 아 경기도여성능력개발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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