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김응호 교육장의 정년 퇴임을 아쉬워하며

40여년간 교육의 외길을 걸어온 김응호 교육장님의 정년퇴임을 맞아 몇 글자 소회(所懷)를 올리게 되니 우선 아쉽고 허전한 마음이 앞섭니다. 아마도 이러한 마음의 발로는 이천교육장으로 재직하신 3년이란 세월 속에 너무 큰 감화(感化)를 받았기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개인적으로는 고교 선배이기도 한 인연도 있지만 이천 교육행정의 책임을 맡으신 기관장으로서 공·사간의 수많은 만남을 통하여 교육장께서 베풀어주신 훈훈한 배려가 이제는 저의 마음 한구석에 자리를 잡은 것으로 사료됩니다. 저 역시 평소 교육에 관심이 컸기 때문에 교육장님의 참다운 교육자 상(像)은 많은 감동을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교육장님께서는 교육은 성적의 높고 낮음보다는 “자기 스스로 살아갈 수 있는 인간 만들기”가 더 중요하다는 교육관(觀)을 밝히시며 인성(人性)교육을 강조 하셨습니다. 교육장께서는 재직하시는 동안 이천교육 발전을 위해 참으로 많은 업적을 세우셨습니다. 그중 몇 가지만 열거하면, 도·농복합도시의 특성에 맞는 교육환경을 조성하기 위하여 좋은 학교 만들기 사업, 소규모 학교 살리기 사업 등에도 각별한 관심을 기울여 학생들에게 꿈과 용기를 주고 있습니다. 이 사업은 시(市) 차원에서도 앞으로 적극 지원해야 될 사업으로 교육도시 건설에 크게 이바지하리라 생각됩니다.

또한 우리나라의 현존 최고의 미술계 원로인 월전(月田) 장우성(張遇聖) 화백의 귀한 작품을 이천시에 기증토록 유치하고 기념전시관을 건립할 수 있도록 지원하셨으며, 특히 작년 9월 1일 이천시가 교육인적자원부로부터 ‘평생학습도시’로 선정되는데 헌신적인 수고를 하여주신 공로를 잊을 수 없습니다. 이로 인해 제주도에서 열린 평생학습축제장에서 전국의 교육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으로부터 교육장과 제가 나란히 인증서와 인증패를 받은 사실은 가장 큰 추억으로 남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으며 그 길은 항상 우리 앞에 있는 법, 어려운 경쟁을 뚫고 이천시를 학습의 도시로 만드는 계기를 갖게 된 것은 교육장님과 저의 협연(協演)의 극치가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또한 교육장의 생활관(觀) 역시 저에게 큰 감동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검소하고 부지런한 생활습관과 국선도(國仙道)에 매료되어 단전호흡으로 심신을 수련하며 동참할 것을 권유하기도 했는데 이러한 자세가 어디에서 연유된 것인가 궁금하던 차, 젊은 시절 가나안농군학교에서 연수를 받고 김용기 장로의 주례로 현재의 사모와 결혼식을 올린 후 신혼여행도 생략하였다는 말씀을 듣고 감명을 받은 바 있습니다. 어디 그것이 쉬운 일입니까. 요즘 세태의 젊은이들에게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 생각됩니다.

그러한 정신, 자기 스스로 먼저 수양하고 남을 선도하는 수기치인(修己治人)의 자세로 일관한 삶이었기에 오늘의 참 교육자상(像)을 만든 것으로 생각합니다. 존경하는 김응호 교육장님! 아직도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연부막강한 연세임에도 불구하고 정년퇴임을 하게 되어 너무 아쉬움이 큽니다.

그러나 앞으로도 우리지역 교육계의 큰 어른으로 항상 가까이에서 지도하고 격려하는 후견인이 되어 주기를 바랍니다. 지방자치가 실시된 지 일천한 우리 현실을 돌아볼 때, 자치와 교육은 동전의 양면처럼 함께 만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워야 할 줄로 믿습니다. 따라서 교육장의 인품과 올바른 가치관은 성적제일주의를 시정하고 더불어 함께 발전하는 심포니 공동체의 교육풍토 조성을 위해서 크게 쓰여질 것으로 사료됩니다.

존경하는 김응호 교육장님, 그동안 수고 많으셨습니다. 부디 앞날의 건승을 기원합니다.

/유 승 우

이천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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