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몇해 전부터 대기업과 공기업을 중심으로 주5일 근무제를 도입하여 시행하고 있다. 돌이켜보면, 2003년 당시만해도 재계나 노동계 모두 주5일 근무제 시행에 대한 원칙에는 대체로 동감하고 있었으나 그 도입방식이나 시기에 대해서는 이견의 여지가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이는 주5일 근무제 시행이 국가 경쟁력을 약화시킬 것이라는 사고에서 비롯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문제는 경영의 합리화를 통해 해결해 나아가야 할 사안이지만 노동주체 스스로도 증대된 여가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와도 직·간접적으로 관련을 맺고 있다.
일례로 요즘 가까운 공원이나 한강변을 나가보면 늦은 밤까지 운동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조깅, 체조, 산책, 자전거, 인라인스케이트 등 불과 10년 전만 해도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 아니었다. 그러나 증대된 여가시간을 적극 활용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생활체육의 참여 붐은 우리 사회 전체로 확산되고 있다. 생활체육 참가는 일반적으로 건강과 체력 증진에만 효과가 있는 것과는 달리 직무의욕이나 생산성에 더 큰 역할을 한다. 강건한 신체와 왕성한 체력은 매사에 자신감을 갖게 하고 일에 집중력을 높여 직무의욕을 향상시킨다.
이를 뒷받침하는 이론으로 인간관계 경영론의 혁신적 학자였던 맥그리거(McGregor)는 ‘일은 만족의 요소가 될 수 있으며 이를 위해서는 인간의 욕구를 지속적으로 동기화시켜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노동생산성은 근로자가 얼마만큼 질적인 여가를 보내느냐에 따라 그 성취여부가 판가름된다. 이러한 사실은 이미 여러 연구를 통해서도 입증된 바 있다. 특히, 생활체육 참가와 같이 활동적인 여가를 보낸 근로자는 TV 시청이나 낮잠 등으로 소극적인 여가를 보낸 근로자에 비해 노동생산성 향상에 더 크게 기여하게 된다.
주5일 근무제 도입으로 많은 여가시간을 갖게된 근로자는 여가를 무의미하게 소비할 것이 아니라 생활체육과 같은 신체활동에 적극 참여함으로써 개인의 건강과 삶의 질을 한층 향상시키고, 나아가 직장에서의 직무의욕과 생산성을 높이는 계기로 삼아야할 것이다. 또한 경영주는 단지 노동생산성 향상에만 집착할 것이 아니라, 기업복지 및 사회윤리 차원에서 근로자로 하여금 증가된 여가시간을 생활체육에 적극 참가하여 보내도록 다양한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을유년 새해에는 경영주와 근로자가 함께 생활체육에 참가하는 기회를 만들어 서로 신뢰하고 공생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하길 바라마지 않는다.
/김 영 준 경기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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