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지구를 지배했던 공룡이 멸종하게 된 까닭은 무엇일까. 이에 대한 학자들의 견해는 운석 충돌설, 화산폭발설, 알 도난설 등 실로 다양하다. 그런데 이런 다양한 학설 가운데 중국의 한 과학자가 내놓은 주장이 우리의 눈길을 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공룡 멸종의 원인은 다름 아닌 공룡 자신들의 방귀 때문이라는 것이다. 대형 공룡의 몸무게는 80t에 이를 만큼 컸으며, 이러한 체중을 유지하기 위해서 엄청난 양의 음식을 먹어야만 했으니 그 소화과정에서 발생하는 가스도 엄청났다는 것이다. 이렇게 수많은 공룡이 배출하는 메탄가스는 마침내 지구 온난화를 불러와 기후가 급변하게 되었고, 결국 공룡은 멸종에 이르게 되었다는 것이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상이변을 실감하고 있는 지금 우리의 입장에서는 이 학설을 그저 웃음거리로만 넘겨들을 수 없다. 대형 공룡 몸무게의 1천분의 1에도 채 못 미치는 인간이 에너지의 소비과정에서 발생시키는 온실가스의 양은 실로 대단하다. 우리나라의 1인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한해 2.5TC(탄소톤)를 넘어서고 있는데, 이 만큼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기 위해서는 1인당 1만6천㎡의 숲이 필요하다.
이것을 전 국민으로 환산하면 한반도 면적의 3배가 넘는 75만㎢의 숲이 있어야 배출하는 온실가스를 모두 흡수할 수 있다는 계산이 된다. 결국 지금 우리는 온실가스 배출저감을 위한 에너지절약에 본격적으로 나서지 않으면 안 되는 시점에 서 있는 것이다.
기후변화협약이 체결된 지난 92년 이후 우리나라도 이러한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모든 에너지절약 사업을 온실가스 배출 저감량과 연계함으로써 장차 거세질 온실가스 배출저감 압력에 대비하고 있다. 특히 온실가스 배출량이 경쟁력과 직결될 것이 분명한 산업부문에 대해서는 에너지절약 및 온실가스 배출저감 실적 산출을 위한 체계적인 시스템 구축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피부로 느끼고 있는 지구 온난화와 기상이변, 날로 높아지는 국제 온실가스 배출저감 압력, 치열해지는 자원전쟁은 우리의 에너지소비구조 개선을 재촉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 닥친 고유가는 에너지절약의 필요성에 더 한층 힘을 실어주고 있다. 온실가스 배출저감을 단지 부담스러운 과제로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우리에게 닥치고 있는 이 모든 문제의 해결방안이라는 적극적인 자세를 가지고 에너지절약에 나서야 할 때이다.
/이 상 순 에너지관리공단 경기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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