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아침/암병동-유옥순

삶의 씨앗들이

단추처럼 떨어져 뒹구는 석화

흰눈이 내리면서

몇 잎 안 남은 잎새.

가족들의 극진한 간호는

나 혼자가 아니란 것을

마침표처럼 찍어내고 있다.

生이 무엇인 지,

얼마나 잘 못 살았기에

뒤늦게 알게 해주는

신음소리.

바늘구멍 만한 희망에도

눈 먼 가슴 하늘에 열어 놓는

영혼의 부스러기.

내가 살아온 제단 앞에

“주님 용서하소서”

참회하지만

대한민국의료법에

‘안락사’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시인약력> 서울 출생 / 시집 <원추리> < 사랑이 머물고 간 자리마다> / 한국문인협회· 경기시인협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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