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시론/해원상생과 남북통일

동·서양의 철학·사상의 지식으로 민족사상을 현대적으로 조명을 하며 민족의 통일문제를 해결해보고자 하는 노력은 이는 바로 이 시대 한국인의 역사의식적 삶이라고 할 수 있다.

일본의 외무차관이 “한국과는 미국이 신뢰하지 않기 때문에 북핵정보를 공유할 수 없다”고 주제넘은 망언을 하였다. 남·북이 동일한 민족임을 간과한 발언인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바람직한 민족공조로 평화통일을 이루어내기 위해 민족사상에 대해 주목할 필요가 있다.

물론 한국의 해원상생(解寃相生)사상이 서양철학과도 다르고 동양철학을 두고도 중국의 오행상생과 차이가 있음을 알 필요가 있다.

따라서 한국이 동양에 포함되어있고, 서구가 세계를 지배하고 있는 현실에 즈음하여 중국과 한국의 상생설을 비교하고, 나아가서 서양 최고의 자유주의 철학자인 칸트의 인권사상과 비교해 보면서 한국사상의 특징을 드러내는 것은 세계사적 의의가 있다고 하겠다.

한국의 종교사상을 비롯하여 전통사상은 한울님의 신관을 기초로 하여 정립된 것이다.

서구의 기독교 신관은 초월신관에, 동양의 유·불·선 등 종교철학은 범신관에 기초하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한국사상은 천도교(天道敎)와 같이 인내천(人乃天)적 범재신관(汎在神觀, Pan-en-theism)에서 출발하는 것으로 보인다. 화이트헤드는 이를 과정신학(Process Theology)이라고도 한다.

천도교에서는 사인여천(事人如天)이나 동귀일체(同歸一體)라는 개념으로 해원상생을 설명하고 있다. 서구처럼 천(天)과 인(人)의 분리가 아닌 천인합일사상으로 후천(後天)시대를 내다보고 있는 것이다.

새 시대가 자유·평등의 상보관계로 해원상생을 이루어 남북화해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먼저 낡은 시대(先天)인 상극시대의 중국의 음양오행(陰陽五行)의 원리와 비교해 볼 필요가 있다. 음양오행설은 춘추전국시대에 한무제(漢武帝)를 중심으로 수직적이며 위계적 권력질서를 세워 정치적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서 오행의 상극설과 상생설로 만들어진 것이다.

그러나 한민족의 해원상생의 진리는 민족의 전통사상인 수평적이며 인내천적 홍익(弘益)의 정치사상을 계승한 것이어서 칸트의 ‘목적의 왕국’ 사상과 비견될 수 있다.

‘목적의 왕국’에서는 자유와 평등이 일치를 이루면서 백성이 임금이 되며 임금이 곧 백성이 되는 ‘자유의 왕국’을 건설하는 것이다.

봉건사회에서는 노예나 농노로서 수단으로 전락했던 인민이 이제 신사회(후천)의 근대사회에서는 주인(목적)의 자리를 차지하여 주권재민(主權在民)의 민주국가를 향유하게 된다. 바로 한민족의 해원상생의 사상이 바로 그러한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이제 우리는 한국사상의 위대성을 중국과 서양의 종교·철학의 논리적 체계를 비교하면서 이해하게 되었다.

혹자는 중국의 주역도 한국의 천부경(天符經)의 삼재(三才)(天·地·人)사상에서 유래한다고 하였다. 그리고 몽골에 의해 유럽이라는 것도 일찍이 러시아 대륙에 이어 평정이 되어 이미 동양의 정신문화가 서방에도 널리 보급되었다는 것이다.

이렇게 보면 모든 종교, 사상, 철학의 뿌리는 단군(檀君)을 국조(國祖)로 하여 동조연손(同祖連孫)으로 하나로 연결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해원상생의 홍익사상이 국가와 시대에 따라 달리 표현되어진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남·북은 모두 동일민족인 것을 유의하여 해원상생의 민족공조(한국민족주의)로 자유와 평등이 조화를 이루는 ‘목적의 왕국’으로 남북통일을 이루기 위해 일로매진(一路邁進)해 나가야 할 것이다.

/ 노태구 경기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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