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미군기지 확장저지 반대 범국민 평화대행진을 집회현장에서 바라보는 마음은 착잡하기 이를데 없다. 왜, 무엇 때문에, 어떤 결과를 위해 저토록 비극의 상처를 안고 돌아가야 하는걸까 하는 의구심보다는, 시간이 흐를수록 우리사회 집단간의 갈등이 심화되고 대화를 통한 합일을 이뤄 아름다운 사회를 찾기가 점점 어려워지는 사실에 아픔이 크다.
불법시위를 진압하는 경찰도, 여기에 쇠파이프를 내리치는 이도 모두가 이 나라의 소중한 국민이고 생명이다. 찌든 진압복에 철망을 무장하고 서있는 경찰이나, 폭력을 아무렇지 않게 휘두르는 쇠파이프를 든 시위집회참여자, 모두가 피해자임이 분명하다.
인간은 누구나 개인으로 있을 때와 집단으로 있을 때 판이한 행동을 보인다. 한 개인으로의 가치관은 이성도 합일을 이루지만, 집단으로 형성되면 더 과격해 질 수밖에 없는 현실을 유독 집회시위현장에서 목도할 때면 인간이란 무엇인가 하는 질문을 던지게 한다.
우리사회는 법과 원칙으로 질서유지가 어려운 것일까. 현장에서 투쟁수단으로만 목적을 이끌기에는 너무 소모적인 논쟁이며, 외치는 구호, 음악 모두가 비극의 모습들이다.
더욱이 아이는 태아에서부터 정서적 안정을 얻는 태교음악을 어머니 뱃속에서부터 듣고 자라 아름다운 시선을 갖고 성숙해 가는데, 집회현장에서 학생과 어린이들의 눈은 무엇을 배우고 돌아갔을까…. 폭력은 대체적으로 후천적 환경적 요인에 의해 발생하는 것을 보면 우리의 어른들은 너무 잔인한 상처를 안겨주고 있다.
집회현장에 참여한 어른들은 역사적 체험이라고 다양한 해석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어린 아이의 눈은 가장 정확하고 순수한 이성의 눈을 갖고 성장한다. 아이들에게 시위현장의 체험보다는 독서의 시간을 열어주어야 한다. 독서는 개인은 물론이고 사회를 위해 맑고 깨끗한 샘물 같은 지혜의 힘을 안겨준다. 어른들이 집회현장에서 보여주는 모습은 아이들에게 자연스럽게 전위되기 충분하다. 정서적 환경을 공격형과 도전형보다는 차분하고 논리적 사고의 눈을 갖도록 해야 할 의무가 있는 어른들이다.
평택미군기지 확장 반대시위는 주민들에게는 삶의 소중한 자리를 잃게되는 입장을 고려해 정부차원의 보상도 필요하다. 심각한 공권력 도전의 상황은 법과 원칙에 의해 책임이 뒤따라야 하고, 아울러 경찰도 인내를 갖고 상황대처가 필요함은 두말 할 필요가 없다.
집회시위로 누워있는 젊은 전경들을 보고 왔다. 한 병원에 누워있는 김 모 수경은 불법집회 시위자들이 휘두른 죽창에 의해 한쪽 눈이 실명될 위기에 처해있다. 김 수경의 부친은 일어나서는 안될 일이라며 눈시울을 붉게 했다. 집회에 참가한 우리들의 소중한 국민의 피해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안다.
모두가 분명 피해자임을 알면서도 미군기지 확장저지 범국민대책위에서는 집회를 열면서 왜 사전에 쇠파이프와 각목을 준비했는지 쉽게 이해가 되질 않는다.
프랑스 종교지도자 피에르 신부는 “삶이란 사랑하기 위해 주어진 얼마간의 자유시간일 뿐”이라고 말했다. 사과와 용서는 반드시 필요하다. 이기려 하지말고 진솔하고 평정한 마음으로 사람냄새 나는 우리 모두의 따뜻한 이웃을 냉정하게 돌아보는 아름다운 시간을 갖자.
/박 병 두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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