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형, 제 말좀 들어보고 헤아릴 것은 그렇게 해 주십시오. 이제 ‘미군기지 평택이전 반드시 성사돼야 한다’고 지난 8월1일자 C일보에 기고한 남창희 인하대 교수(국제정치학)의 지적에 더 이상 왈가왈부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인데 어떠신지요?
주한미군의 재배치사업은 미군의 한국주둔을 전제로 하는 것입니다. 아니라고 우겨대면 곤란합니다. 자주국방이 확고해질 때까지 미국과의 동맹유지나 강화는 불가피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야만 세력균형을 통한 평화와 번영을 누릴 수 있고 국가안보에서도 자유로워질 수 있습니다. 귀가 따갑도록 들은 얘기여서 싱거울지 모르겠지만 일부 반미를 외치는 시민단체나 사회단체를 빼고는 대다수 국민들이 공감하는 대목입니다. 더욱이 용산기지의 평택이전은 K형이 알다시피 서울 한복판에서 벗어난다는 상징성과 함께 민족적 자긍심에서 비롯된 것 아니겠습니까?
주민들의 공감덕분에 미군기지 이전사업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정부는 일정에 따라 지난 6월 14일부터 이를 위한 부지확보에 들어갔습니다. 착수 1개월여만에 절반을 넘겼더군요. 그동안 반대대책위의 활동과 시민 사회단체의 반대집회 등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편입지역 땅주인과 거주민들의 대국적인 협조 때문이었던 것입니다. 특히 지난 7월10일 팽성읍 대추분교에서 있은 시민 사회단체들의 대규모 기지이전 반대 및 미군철수 시위에도 불구하고 그 이후 5일 동안에는 무려 24만여평을 매입, 그 불법 평화대행진 이전 때보다도 하루 평균 매수율을 45%이상 늘렸습니다. 이는 시민들의 자발적인 협조분위기와 함께 기지이전 사업이 반대하는 쪽의 극성으로 인해 행여 차질을 빚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보태져 나온 결과로 여겨집니다.
K형, 정부라고 삶의 터전을 내놓고 떠나는 편입지역 주민의 아픔을 모르겠습니까? 누구보다도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또 그만두면 되지 않느냐고 할지 모르지만 그 불가피성은 앞서 말씀드렸습니다. 그래서 정부는 관계부처간 수없는 협의와 난상토론 등을 통해 이 같은 주민들의 아픔을 달래려고 무진 애를 썼고 여러가지 보상책과 지원책을 준비해 놓았던 것입니다. 법상의 보상 말고도 삶의 터전을 잃는 주민을 위한 상업용지특별공급, 대토알선을 위한 서산 현대간척지 150만평 확보, 이주정착 및 생활안정 특별지원금 마련 등 지면사정으로 모두 다 열거할 수 없지만 이미 여러 차례 일반광고물과 신문지상이나 방송을 통해 상세한 내용을 알려 드렸습니다.
그럼에도 안타까운 것은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이 같은 정보의 흐름이 차단된다는 것입니다. 생계대책 등 주민들의 요구사항이 정부에 제대로 전달되지 않거나 정부의 지원내용이 속속들이 주민들 속에 파고들지 못하고 있는 점입니다. 여기에는 반대단체들의 책임을 따지지 않을 수 없습니다. 생활이 넉넉지 않아 삶의 터전을 떠나는 것을 불안해 하는 대부분의 주민들이 마음속 깊이 바라는 것은 지난 7월 10일 집회때와 같이 군 철조망을 무단 절단하거나 정부의 말에 무조건 귀를 틀어막고 반대하는 게 아닐 것입니다. 이들을 진정으로 위하는 것은 다른 곳으로 옮겨갈 경우 현재보다 더 나은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나라도 더 챙겨주는 투쟁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런데 토지감정평가 때 민간인측 평가사의 추천을 막은 것은 주민들에게 보상관련 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기회를 상실케 하는 결과를 낳은 셈 아닙니까? 또한 편입부지 중 도두 2리 대양학원 농지의 대지화에 따른 주민보상금문제도 60필지에 필지당 1500만원씩 받기로 거의 합의단계에 이르렀으나 주민대표측에서 지난 4월부터 갑자기 대화중단을 선언함으로써 해결의 기회를 놓쳤었습니다. 다시 협상을 진행시키고는 있지만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제는 반대단체들이 보상가를 더 많이 받아주겠다는 유언비어로 주민들을 부추기거나 주민들의 귀를 막무가내로 막아서도 안됩니다. 자유롭게 놓아 주십시오. 반대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주민들도 눈치보지 말고 당당하게 협상테이블로 나서야 합니다. 상담소에 나오시면 모든 궁금증을 풀 수 있습니다. 빠를수록 더 좋은 조건의 혜택이 주어진다는 것도 기억해 두십시오. K형도 주민들에게 그렇게 권해주시지요.
/조 무 영 주한미군대책기획단 주민지원팀장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