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경기도 도립극단 예술감독 내부에서 해결을

경기도립극단 예술감독이 대행체제로 오랫동안 지속되고 있다.

지난 90년 창단된 경기도립극단은 그동안 상임연출제도와 예술감독제도 등을 거치면서 지금은 예술감독과 상임연출 등을 동시에 두고 있다.

창단 이후 많은 변화와 진통 그리고 발전을 거듭하면서 경기도립극단은 명실상부한 경기도의 공연예술분야 선두에 서있음을 누구나 공감하고 있음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더구나 지난 2004년 법인체제로 경기도문화의전당이 탈바꿈하고 경영과 예술에 뛰어난 능력을 갖춘 홍사종 사장이 부임하면서 경기도립극단은 모세혈관운동을 비롯한 많은 공연실적을 나타내고 있음은 미래의 관립예술단체가 어떻게 가야하는지를 제시하는 하나의 좋은 사례가 될 것이다.

특히 구태의 관습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몇몇 관립예술단체들은 경기도문화의전당을 벤치마킹해야할 것이다.

이런 즈음에 특이한 일 한가지를 보게 된다. 그동안 경기도립극단은 몇몇 예술감독들이 거쳐가며 내부 진통이 끊임 없이 재연된 게 사실이다.

독선적 운영으로 단원들과 갈등을 빚거나 고액의 연봉을 받으며 외부활동에 더 관심을 갖거나 연출을 독점해 식상한 작품들을 계속 공연해 완성도를 저하시키거나 단원들이 몇몇 파로 나뉘거나 하는 상황들을 자주 보이곤 했다.

하지만 내부 단원중 예술감독 대행체제를 갖춘 현 시점은 전혀 그런 갈등이나 잡음이 없고 오히려 화합과 단합이 잘 돼 충분히 단 내에서 선출된 감독이 이끌어 갈 수 있다는 역량을 보여 주고 있다.

사실 예술감독의 임무는 작품의 연출보다는 단의 화합과 작품 등을 고르는 안목과 우수한 연출을 선택해 배우들에게 늘 새로운 창조적인 작업을 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역할 등을 수행하면 되는 것이다. 예전의 국립극단이 단장제를 채택, 인품과 연륜 등이 갖춰진 분이 돌아가며 예술감독 역할을 수행했고 임기가 끝나면 다시 평단원으로 돌아와 배우로 그 자리를 지키는 아름다운 모습을 보아 왔다.

외부 예술감독 영입으로 늘 내분이 있었던 경기도립극단이야 말로 내부 예술감독제도를 도입해 단의 화합을 이끌고 연출가 선정은 외부 자문단을 둔다든지 내부 임원회의를 거쳐 그때 그때 엄격하게 선정하면 잡음도 없을 것이다.

아무리 대행체제가 별무리 없이 흘러가고 있어도 오래가면 불안해 지는 것이고 더구나 끊임 없이 움직여야 하는 극단체가 장의 공백을 오래 지속한다는 건 누가 보아도 바람직해 보이지 않을 것이다.

경기도문화의전당은 이 문제를 오래 끌고 갈 게 아니라 한시라도 빨리 해결해 단원들을 비롯한 모두의 부담을 덜어야 할 것이다.

오히려 경기도립극단의 의욕 넘친 많은 공연으로 인한 단원들의 피로감은 없는지, 이로 인해 작품의 완성도가 떨어지는 일은 없는지, 관립단체의 존재 이유인 공연 명품들을 만들어 내고 있는지 등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21세기 문화예술의 중심 기상도는 서서히 남하해 서울이 아닌 경기도가 될 것이며, 그 중심에 경기도문화의전당이 있음을 예상해 보며 경기도립극단의 무궁한 발전을 바라기에 애정어린 조언을 드린다.

/장 용 휘 수원여대 예술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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