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농민은 예로부터 논·밭에서 농작물을 생산하면서 생긴 부산물을 소와 돼지 등의 사료로 이용하고 가축을 키우면서 생긴 분뇨(糞尿)는 비료를 대신해 퇴비로 사용하면서 그렇게 자연적으로 자연순환형 복합영농을 영위하면서 살아왔다. 그러나 인구가 늘고 좁은 면적에서 많은 사람들의 먹거리를 생산하기 위해 비료·농약산업이 발전되고 그것으로도 먹거리를 해결하기는 턱없이 부족해 통일벼 개발 등으로 우리 국민의 주린 배를 채울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어떠한가? 세계무역기구 탄생으로 모든 산업의 무한경쟁시대가 도래되면서 외국으로부터 값싼 농산물이 들어오고 이에 맞서 우리 농산물이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선 농산물 안전성과 품질의 고급화가 최대 과제로 대두되면서 시설의 현대화는 물론 전문지식 없이는 경쟁대열에서 낙오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되고 말았다. 이러한 농업 변화에 따라 농촌지도 공무원의 전문화는 필연적으로 절실한 과제가 됐다. 변화는 농업의 형태에만 국한된 게 아니라 다른 산업 발달로 농업이 차지하는 산업 비중은 점차 낮아져 지난 97년 지방직화 이후 농촌지도 공무원 수는 10년동안 26% 감축돼 적은 인원으로 농촌지도 내용의 전문화와 농밀한 접촉 이 두가지 문제를 동시에 해결해야 하는 문제를 안게 됐다. 이러한 문제의 해결 방법으로 제시된 게 인터넷 등 대중매체를 이용한 교육과 품목별 농업인 연구모임 등 농업인모임의 조직과 조직을 통한 집단교육이었다. 필자는 며칠 전 농촌지도 공무원 스스로 전문지식 습득을 위해 자율적으로 조직한 전문지도 연구회 연찬회를 다녀와 우리 농업의 가능성을 확인하게 됐다.
전문지도 연구회는 지난 96년 단체 15곳 회원 376명으로 출발해 지금은 51곳 2천464명으로 확대됐다. 지난해는 창립 10주년을 맞아 aT센터에서 소비자와 농업인, 전문가 등이 함께하는 생명농업 엑스포 개최를 통해 우리 농업의 가능성을 보여 줬고 연구회별로 3~4회 과제교육과 회원별 연구논문 작성 등을 통해 전문기술을 키워 나가는 등 배움의 열기로 현재 기술사 129명, 기사 자격 소유자 1천714명, 산업기사 408명 등으로 모두가 전문기술자격을 취득하고 있다. 이같은 농촌지도 공무원들을 보유하고 있는 나라는 우리 밖에 없다. 농촌지도 공무원이 농업인과 합심, 우리 농산물 품질 고급화에 노력한다면 농산물 무한경쟁시대에 당당히 이겨 나갈 수 있으리라 확신하게 됐다.
/이 충 현 농촌진흥청 농촌지원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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