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에 사는 황씨 할머니는 아들이 지난해 사준 핸드폰을 자랑스럽게 들고 다니신다. 전화요금이 일반전화에 비해 비싸다는 걸 아는 황 노인은 주로 아들, 딸들이 걸려오는 전화를 받는 용도로 사용하지만 그래도 시골 노인이 핸드폰을 갖고 있다는 자부심이 대단한 노인이다.
그런 노인이 전화로 인해 최근 웃지 못할 황당한 일을 경험했다. 서울에 사는 큰 아들 집을 방문하기 위해 지난주 서울에 도착한 황 할머니는 맞벌이로 아들 집에 아무도 없는 것을 알았지만 중학교에 다니는 손자가 혹시나 있지 않을까, 또 오랜만에 핸드폰을 사용하고 싶은 마음에 아들 집에 전화를 걸었다.
전화를 걸고 핸드폰을 귀에 갖다 댄 순간 황 할머니는 화들짝 놀라 전화를 끊었다. 평소 ‘따르릉’ 기계음에 익숙한 황 할머니 귀에 웬지 찢어지는 음악이 들려 오는 것이었다. 핸드폰에서만 벨소리가 음악으로 나오는 줄 안 할머니는 전화번호를 잘 못 눌러 핸드폰에 전화를 건 줄 알고 비싼 전화요금이 생각나 전화를 끊은 것이었다.
아들 집에 도착해서는 더욱더 놀라는 일이 벌어졌다. 아들이 예전에 알려준 비밀번호를 누르고 아파트를 들어서 몇 분이 흐르자 갑자기 보안업체 직원이 들이닥쳤기 때문이다. 영문을 몰라 확인해 보니 맞벌이 하는 부부가 전화기에서 외부인이 집안에 들어오면 열을 감지해 문자메시지로 집주인에게 외부인의 출입을 경고하는 서비스를 가입해 사용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다양해진 전화서비스를 Ann(안)전화 서비스라고 한다. 전화기는 꾸준하게 진화하고 있다. 알렉산더 그레이엄 벨이 1876년에 세계 최초로 전화를 발명하고 조선시대 자석식 전화기가 우리나라에 들어 온지 150년이 지났다.
21C 전화서비스는 음성상담이 어려운 청각장애인이나 언어장애인들과 문자사용에 익숙한 젊은 층들에게 실시간 문자메시지 고객상담도 해 주고 있고, 외출 중에 타인이 침입하면 핸드폰으로 침입을 알려주는 등 인공지능이 결합된 최첨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제 전화는 단순한 통신의 개념을 넘어 재미와 안전을 제공해 주는 수단으로 발전해 가고 있다. 또 유선전화도 핸드폰에서 제공하는 유익하고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런 전화혁명이 앞으로 우리의 생활을 어떻게 윤택하게 할지 통신에 종사하는 필자로서도 더욱더 궁금해 진다.
/송 원 중 KT수도권 강남본부장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