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용기

김경수 경원대 경영회계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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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어느 경매장에서 자전거 경매를 할 때 있었던 일이다. 열두어 살쯤 들어 보이는 소년이 경매장 맨 앞줄에 서 있었다. 첫 번째 자전거가 경매에 부쳐졌을 때 소년은 가장 먼저 “5달러!”라고 외쳤으나 자전거는 당연히 소년보다 훨씬 높은 가격을 매긴 다른 사람에게로 돌아 갔다. 자전거 몇 대가 경매에 부쳐졌지만 그때마다 소년은 5달러를 부른 뒤 더 이상 값을 올리지 않았다. 휴식시간동안 경매인은 소년에게 “값을 더 높이 올리면 좋은 자전거를 살 수 있을텐데 왜 번번이 놓치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소년은 “가진 돈이 모두 5달러 밖에 안된다”고 말했다. 경매가 다시 속개됐고 자전거 몇대가 경매됐지만 소년은 여전히 “5달러!”를 외쳤다. 시간이 흘러 마침내 파장이 가까워졌을 때, 진짜로 멋진 자전거가 경매에 부쳐졌다. 여전히 소년은 낮은 목소리로 “5달러!”를 외쳤다. 그러자 경매인은 조용히 입을 다물었다. 그리고는 조용히 말했다. “낙찰됐습니다. 저 어린 신사에게 이 자전거가 5달러에 팔렸습니다.” 경매에 모인 사람들은 뜻밖의 결과에 모두 박수를 쳤다. 꼬깃꼬깃 구겨져 손에 쥐어져 있던 지폐를 내미는 소년의 얼굴엔 환한 웃음이 피어나고 있었다.

진정한 용기는 쓰러지지 않는 게 아니라 끈질기게 다시금 일어나는 것이다. 윈스턴 처칠은 만년 낙제생이었다. 그는 “어린 날의 학교생활을 노예사회와 같았다”고 회고했다. 라이너 마리아 릴케는 학교를 중퇴하고 3년동안 개인교습을 받아 한생애를 꽃피운 시인이다. 모차르트는 무학으로 처음에는 아버지로부터, 이후엔 개인교습을 받았다. 알프레드 노벨은 거의 독학을 했다. 토머스 에디슨은 담임 선생님으로부터 “네 머리는 텅텅 빈 멍텅구리”란 핀잔을 받고 학교를 중퇴했으나 후일 발명특허 1천300여 건을 받았다. 아인슈타인은 수학과목 이외엔 모두 낙제점이었고 대학입시에도 낙방했다. 피카소도 낙방 오관왕이었다. 하이네는 고교입시에도 낙방했다. 폴 발레리는 육군무관시험에서 낙방했다.

확신과 신념이야말로 극복의 지름길이다. 어제의 실패로 스스로를 괴롭히면 안되며 한가지 실패로 자꾸 괴로워하는 건 다음 일에도 실패를 가져 오게 하는 원인이 된다. 쓰러지는 것을 두려워 하지 않고 다시 일어서는 진정한 용기는 현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에게 필요하다. 한두 번의 취업시험 실패를 극복하지 못하고 부모의 그늘 아래 무위도식하는 캉가루족의 증가현상은 서글픈 현실이 아닐 수 없다.

/김경수 경원대 경영회계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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